대출 죄고, 우대금리 줄이니…2월 가계 신용대출·주담대 이자 모두 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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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시중은행 대출창구의 모습. 연합뉴스

서울의 한 시중은행 대출창구의 모습. 연합뉴스

지난달 은행의 가계 신용대출 금리와 주택담보 대출 금리가 일제히 올랐다. 은행의 대출평균금리도 두 달 연속 상승했다. 금융당국의 대출규제와 시중은행의 우대금리 축소 등의 영향으로 대출의 허들이 높아진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2021년 2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지난달 예금은행의 대출금리(이하 신규취급액 기준)는 전월보다 0.02%포인트 오른 2.74%를 기록했다. 두 달 연속 오름세다. 지난해 8월 2.63%를 기록한 이후 꾸준한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지난달 은행의 가계대출금리는 전월보다 0.02%포인트 낮아진 2.81%를 기록했다. 전세자금대출 등의 금리가 낮아지면서 가계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보증대출금리(2.64%)가 전월보다 0.06% 낮아졌기 때문이다. 가계대출에서 보증대출이 자치하는 비율은 40% 내외다.

나머지 가계대출을 구성하는 세부항목인 일반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 집단대출의 금리는 일제히 오름세를 보였다. 일반신용대출은 지난달보다 0.15%포인트 올라 3.61%를 기록했다. 주택담보대출은 전월보다 0.03%포인트 오른 2.66%였다. 6개월 연속 상승세다. 집단대출도 지난달보다 0.1%포인트 오른 2.95%를 기록했다.

이는 가계 빚 증가 속도가 빨라지면서 금융당국이 대출 규제에 나서고, 시중은행도 위험 관리 차원에서 부동산 대출과 관련한 우대금리를 줄이거나 없애는 등 신규 대출의 허들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가계의 대출금리가 전달보다 하락했음에도 전체적인 대출금리가 상승한 이유는 지난달 가계의 신규대출이 기업보다 더 활발해지면서 가계의 대출 신규취급액 비중이 늘어난 영향”이라며 “(전반적인) 가계대출 금리 상승 배경에는 대출 총량규제 등으로 인해 은행이 우대금리를 축소하고 가산 금리를 높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은행의 기업대출금리는 2.69%로 전달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대기업의 대출 금리는 일부 은행의 고금리 대출 취급 비중을 확대하면서 0.05%포인트 오른 2.46%를 기록했다. 반면 중소기업대출은 전월보다 0.05%포인트 낮아진 2.85%를 기록했다. 단기 시장금리가 전반적으로 하락한 데 이어 일부 은행의 설 명절 특별자금 대출 지원 등이 겹친 영향이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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