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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서 분사한 매그나칩, 중국계 펀드에 팔린다

중앙일보

입력

SK하이닉스에서 분리된 시스템 반도체 업체인 매그나칩반도체의 주인이 중국계 사모펀드(PEF)로 바뀐다. 일각에선 ‘반도체 핵심기술이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올레드 구동칩 생산업체…2004년 매각 #일부선 ‘반도체 기술 유출’ 문제 제기해 #청와대 게시판 ‘매각 막아달라’ 청원도 #김영준 사장 “국내 사업장 변화 없어”

매그나칩반도체 유한회사의 미국 델리웨어 본사인 매그나칩반도체 코퍼레이션은 중국계 PEF인 ‘와이즈로드 캐피털’과 미국 본사 주식 전량을 매각하는 계약을 최근 체결했다고 29일 밝혔다. 이 회사는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중견 반도체 업체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구동칩(DDI) 등을 주로 생산한다. 충북 청주에 생산시설이 있다.

충북 청주 매그나칩 사업장 전경. [중앙포토]

충북 청주 매그나칩 사업장 전경. [중앙포토]

거래 규모는 14억 달러(약 1조5900억원)다. 최근 3개월간 평균 주가에 약 75%의 프리미엄을 붙여 주당 29달러에 결정됐다. 주주 인수 및 당국의 규제 승인 등을 포함해 관련 절차를 거치면 올 하반기 최종 인수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와이즈로드캐피털은 매그나칩 주식을 공개 매수한 뒤 상장 폐지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매그나칩반도체는 올레드 DDI 분야에서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2위 업체다. 지난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인 충북 청주공장을 매각한 후 경북 구미 공장만 유지하고 있다. 팹리스(반도체 설계) 사업부도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의 모태는 하이닉스반도체(현 SK하이닉스) 시스템 반도체 사업부다. 2004년 10월 당시 경영난에 시달리다 해외 PEF에 비메모리사업부를 팔렸다.

인수 대상이 중국계 사모펀드라는 점에서 이번 매각에 대해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 28일 ‘국가 반도체 핵심기술 유출 방지를 위한 매그나칩의 중국 자본 매각을 막아달라’는 내용의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반면 주력 상품인 올레드 DDI가 첨단 기술이 적용된 제품이 아니라는 점에서 위협적이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영준 매그나칩 반도체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매그나칩의 제3차 성장전략을 가속하기 위한 기회”라며 “매각 이후에도 국내 임직원과 사업장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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