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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전셋값 변곡점 찍었다…상승률 45주 만에 마이너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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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서울 강남구의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이 45주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한국부동산원은 3월 넷째 주(지난 22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전셋값이 일주일 전보다 0.04% 올랐다고 25일 밝혔다. 3월 셋째 주(0.05%)와 비교하면 상승 폭이 둔화했다. 3월 셋째 주에 0.01% 상승했던 강남구 아파트 전셋값은 넷째 주에는 0.02% 하락했다. 주간 단위로 집계하는 아파트 전셋값 통계에서 강남구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5월 둘째 주(-0.01%) 이후 처음이다. 서울 송파구 아파트 전셋값도 0.01% 내렸다. 전국으로는 아파트 전셋값이 0.14% 올랐다. 일주일 전(0.15%)보다는 상승 폭이 둔화했다.

고가 위주 값 낮춘 급매물 영향 #서울 아파트 매수 심리도 꺾여

부동산원 관계자는 “전셋값이 단기간 급등한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세 매물이 쌓이고 있다. 자금 사정이 급한 집주인들이 가격을 낮추면서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라고 말했다.

아파트 전세가격 변동률

아파트 전세가격 변동률

3월 넷째 주 서울의 아파트값 상승률은 0.06%를 기록했다. 3월 셋째 주와 같았다. 서울 아파트값은 정부가 2·4 주택공급 대책을 내놓은 지난달 첫째 주 0.1% 상승했었다. 이후 거래량은 줄고 매물이 쌓이면서 주간 아파트값 상승 폭이 낮아졌다.

서울의 아파트 매수 심리도 한풀 꺾였다. 부동산원이 발표하는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달 둘째 주 111.9를 기록했다. 이후 5주 연속으로 하락했다. 3월 넷째 주에는 105.6이었다. 매매수급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많으면 매수자가 매도자보다 많다는 뜻이다. 지난달과 비교하면 최근 서울 아파트 시장에선 매수자는 줄고 매도자는 늘었다고 볼 수 있다.

송파(0.08%)·강남(0.07%)·서초구(0.07%) 등 강남 3구의 아파트값 상승률은 서울 평균보다 다소 높았다. 서울에서 주간 아파트값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곳은 양천구(0.11%)였다.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는 노후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최고가(신고가)를 기록하는 곳도 있었다.

부동산원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여야 후보가 모두 재건축 규제 완화를 언급했다. 재건축 기대감이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강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강남구 압구정동의 압구정현대 1차(12동) 전용면적 196㎡는 최근 63억원에 거래됐다. 같은 단지에서 지난달 5일 51억5000만원(3층)에 거래됐던 것을 고려하면 한 달여 만에 11억 5000만원이 올랐다. 압구정동의 일부 아파트 단지에서 재건축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면서 아파트값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부동산 업계는 보고 있다.

압구정 아파트지구에는 여섯 개의 특별계획구역이 있다. 이 중 4구역과 5구역은 조합설립 인가를 받았다. 1~3구역도 재건축 사업 추진을 서두르고 있다.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1단지의 전용 91㎡는 지난 1일 20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달보다 1억5000만원 올랐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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