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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게 먹지만, 좋은 걸로'…코로나19, 쌀 선택기준 바꿨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적게 먹지만, 좋은 걸 먹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거치면서 달라진 쌀 소비패턴이다. 2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평균 쌀 소비량은 57.7㎏으로 전년(59.2㎏)보다 1.5㎏이 줄었다. 5년 전인 2015년 1인당 쌀 소비량은 62.9㎏에 달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외식과 회식이 줄어들면서 좋은 식재료를 찾는 소비자도 증가세다. 특히 식재료의 기본인 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롯데마트의 경우 지난해 쌀 매출은 전년보다 3.4%가 늘었다. 올해 들어 지난 17일까지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 증가했다. 사실 롯데마트 쌀 매출의 증가는 고급 쌀 소비 증가에 힘입은 바 크다. 롯데마트가 지난해 쌀 전문매장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프리미엄 품종이랄 수 있는 고시히카리, 추정, 친들, 영호진미 등의 고품질 쌀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20년 45%에서, 올해는 66%로 커졌다.

상대적으로 비싸도 맛이 좋은 고급 쌀을 찾는 소비자가 늘었다는 얘기다. 롯데마트가 쌀 전문매장을 확대하려는 이유다. 이에 현재 서울 청량리점을 비롯해 전국 7개 매장에서 운영 중인 쌀 전문매장을 올해 안에 두 배 이상으로 키운다는 목표다. 쌀 전문매장은 글자 그대로 쌀을 주력으로 판매하는 공간이다. 서울 청량리점의 경우 66㎡(20평) 가량의 공간에, 쌀과 잡곡을 한곳에 모았다. 일반 매장에선 12종의 쌀을 파는 데 반해, 30종의 쌀을 판다. 오륜지나 새일미, 미호처럼 대중적이진 않지만, 품질이 우수한 새로운 품종의 쌀도 구할 수 있다.

 22일 롯데마트 서울 청량리점의 쌀 전문매장에서 쌀을 고르고 있는 소비자. 사진 롯데마트

22일 롯데마트 서울 청량리점의 쌀 전문매장에서 쌀을 고르고 있는 소비자. 사진 롯데마트

쌀은 매장에서 즉석 도정해준다. 1~10㎏만큼 소비자가 원하는대로 갓 도정한 쌀을 살 수 있다. 판매하는 쌀들은 진공 포장을 기본으로 했다. 도정 이후 쌀이 산화돼 맛이 나빠지는 걸 막기 위해서다. 또 소비자가 주문하면 당일 아침 도정한 쌀로 밥을 지어 파는 ‘즉석 밥 판매 서비스’는 물론 쌀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쌀을 찾아주는 ‘쌀 취향 컨설팅 상담소’도 운영 중이다.

꼼꼼하게 쌀을 고르려는 소비자의 니즈에 맞춘 덕에, 일단 롯데마트의 쌀 전문매장 ‘실험’은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청량리점의 경우 지난해 말 쌀 전문매장 개점 이후 관련 매출이 38% 늘었다. 이종철 롯데마트 건기식품팀장은 “쌀을 살 때 최우선 고려사항은 이제 가격이 아니라 맛"이라며 "전반적인 쌀 소비는 줄고 있다고 하지만, 다양한 품종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쌀을 찾는 소비자는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기 기자 lee.sook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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