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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노후가 두려운 비혼에게 전하는 생존 비책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반려도서(84)  

『혼자 사는데 돈이라도 있어야지』
윤경희 지음 / 가나출판사 / 1만3800원

혼자 사는데 돈이라도 있어야지

혼자 사는데 돈이라도 있어야지

결혼하지 않음 또는 그런 사람을 뜻하는 ‘비혼(非婚)’이 화두다. 미혼라는 단어에는 ‘아직’이라는 단서가 붙어 있다면 비혼은 앞으로도 쭉 결혼하지 않겠다는 선언이 담겨있다고나 할까. 미혼이든 비혼이든 그게 뭐가 그리 중요하냐고 따져 묻는다면 최소한 내 노후를 준비하는 마음가짐이 달라진다는 점에서만큼은 차이가 크다. ‘언젠가’ 돈 많은 배우자를 만나, ‘언젠가’배우자와 함께 집을 장만해야지라는 식의 세속적인 기대 혹은 욕망에서 완전히 벗어난 삶이다. 비혼이 갖는 가장 큰 의미는 내가 나를 온전히 책임지는 삶을 살아나가야 한다는 점이다. 집이며, 옷이며, 밥이며 오롯이 혼자 경제적 부담을 떠안고 감당해야 한다. 혼자 사는 생활을 두렵지 않지만 경제적인 준비가 되지 않은 채 맞이해야 하는 노후는 꽤 걱정되기 때문이다.

비혼이 노후를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은 경제력, 주거, 건강이다. 그걸 누가 모르겠느냐마는 이 모든 걸 준비하기에 앞서 해야 할 일은 목표 설정이다. 예컨대 월급을 모을 때 중요한 것은 통장 쪼개기, 아껴 쓰기지만 이보다 중요한 것은 원하는 은퇴자금을 구체적으로 설정해두는 것이다. 적정 노후 생활비 규모를 막연하게 두지 않고 공적인 데이터에 근거한 평균 1인 적정 노후생활비 164만5000원을 기준으로 삼고 자신의 생활패턴을 정리해 한 달에 필요한 자금을 산출해내는 식이다.

집도 마찬가지. 혼자 사니 청약도 어렵고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어)’이라고 한탄하기보다 내가 사는 공간이라는 개념으로 접근해보는 방법이다. 집값이 이미 오를 대로 오른 마당에 ‘집값이 오를 가능성이 있는 싼 집’을 찾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는 걸 받아들이는 데부터 시작하자. “…집 구하기에는 정답은 없다. 결국 선택의 문제다. 원하는 집의 형태를 1순위로 삼을 것인지, 살고 싶은 지역을 우선순위로 놓을 건지, 아니면 정말 투자만 생각해서 집을 고를 것인지 등 자신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한 가지를 선택해야 한다…(118쪽).”

 『혼자 사는데 돈이라도 있어야지』는 싱글여성을 위한 노후 준비 책으로 지난 2017년 출판했던 것을 ‘비혼여성을 위한 최소한의 경제지침서’란 콘셉트로 다시 수정, 보완해 낸 개정판이다. 재테크 좀 아는 언니의 ‘찐’잔소리가 담겼다. 친구가 산 집이 오른 걸 보니 배 아프고, 혼자 사는 삶에 대한 괜한 자격지심에 스트레스만 쌓여갔는데 저자의 잔소리에 힘입어 인터넷 쇼핑을 멈추고 부동산 앱을 들락거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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