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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3세' 출생 직전 친모 사진 공개한 남편 "임신 안 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구미에서 사망한 여아의 친모로 의심받는 A씨는 임신한 적이 없다며 남편이 공개한 사진. 사진 SBS '궁금한 이야기 Y'

구미에서 사망한 여아의 친모로 의심받는 A씨는 임신한 적이 없다며 남편이 공개한 사진. 사진 SBS '궁금한 이야기 Y'

구미에서 사망한 지 수 개월이 지난 채로 발견된 3세 여아의 친모로 밝혀진 A씨(48)의 남편이 “죽고 싶은 심정”이라며 아내가 출산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19일 방송된 SBS ‘궁금한 이야기 Y’에 출연한 A씨의 남편은 숨진 아이가 태어나기 한 달 반 전 A씨의 사진을 증거로 공개했다.

남편은 “비슷한 시기에 아이를 낳았다는데, 만삭의 모습이 아니지 않냐”며 “집사람이 몸에 열이 많아 집에서 거의 민소매를 입고 있는데, 내가 임신을 모른다는 게 말이 되나”라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그는 “죽고 싶은 심정”이라며 “집사람이 얼마나 답답했으면 제발 언론에 퍼트려서 억울한 누명을 벗겨달라고 하겠나”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A씨 역시 자신은 절대 임신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남편에게 보낸 편지에는 “있지도 않은 일을 말하라고 하니 미칠 노릇이다. 진짜로 결백해. 결단코 나는 아이를 낳은 적이 없어”라는 내용이 담겼다.

구미에서 사망한 여아의 친모로 의심받는 A씨가 구치소에서 남편에게 보낸 편지. 사진 SBS '궁금한 이야기 Y'

구미에서 사망한 여아의 친모로 의심받는 A씨가 구치소에서 남편에게 보낸 편지. 사진 SBS '궁금한 이야기 Y'

그러나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유전자 검사 결과가 잘못될 리는 없다고 확고하게 말했다. 여아의 사체에서 각기 다른 세 개의 샘플로 3회에 걸쳐 검사를 진행했고, A씨가 요청해 다시 이뤄진 총 네 번의 DNA 검사에서 모두 동일한 결과가 도출됐다는 것이다.

방송은 아이를 방치해 숨지게 한 딸 김모씨와 A씨의 평소 관계에 주목했다. 김씨는 사춘기 이후 방황하며 가출을 반복했고, 이로 인해 모녀 사이는 그리 좋지 않았다고 한다. 김씨가 임신했을 때도 당초 A씨는 유산을 권유했다고 김씨 전 남편은 전했다.

그러나 막상 아이를 낳자 A씨의 태도가 매우 달라졌다는 게 김씨 전 남편의 말이다. 그는 “장모님이 본인 아이처럼 정말 좋아하셨다”며 “아이 온다고 집도 구석구석 청소해주시고, 돌잡이도 장모님 댁에서 하고. 정말 잘해주셨다”고 기억했다.

이에 대해 프로파일러 권일용 교수는 “굉장한 유대관계를 가진 가족이라기보다는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지만 심리적으로는 아주 먼 거리를 가진 고립된 가족일 것으로 보인다”며 “딸이 낳은 손녀보다 자신이 낳은 딸이 더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이기적인 판단을 했다는 예측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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