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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의 마음을 읽어야 최고의 병원(상)…환자 만족도 조사의 포인트

중앙일보

입력

왜 자신을 평가해야 하나

요즘 병원장들에게 환자가 감소하는 이유를 물어보면 대부분 IMF(국제통화기금체제) 탓으로 돌린다. 물론 불경기가 계속되면서 전체 의료소비는 줄어들었다. 그렇다면 경기가 회복되면 생각처럼 환자수가 늘어날까. 대답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원인은 의료환경의 변화에 있다.. 경기가 좋아지더라도 환자들의 대학병원 선호, 낮은 의료보험 수가, 늘어나는 의료기관등 경영환경이 더욱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병원에 환자가 오지 않으면 망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도 대부분의 병원이 나라와 제도 탓만 한다. 환자가 줄어도 팔짱을 끼고 걱정만 한다. 하지만 불경기에도 환자가 몰리는 병원이 있다. 환자들이 이런 병원을 선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잘 나가는 병원은 의료수준 이외에도 환자를 끌어당기는 인자가 있다. 바로 그 인자를 찾는 것이 바로 자기 평가 즉 환자의 눈을 통해 본 병원의 성적표다. 성적표에는 병원이 개선해야 할 과제가 담겨있다.

누구에게 무엇을 물어볼 것인가

환자의 만족도 조사는 국내 일부 병원에서 도입되고 있을 뿐 대부분의 병원에서는 큰 호응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이를 맡길 전문업체를 잘 알지 못하고 비용 또한 만만치 않은데 이유가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굳이 전문 리서치회사를 거치지 않아도 노력하면 답은 나오게 되어있다. 환자를 비롯한 제3자의 시각에서 병원에 대한 인식과 불만을 끌어내는데 사실 큰 돈을 들이고 거창한 보고서를 만들 이유는 없는 것이다. 병원 평가를 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

■환자 설문조사 실시

■모니터로부터 의견 청취

■컨설턴트에 의한 진단

이밖에도 친구 의사나 병원 거래처에 의견을 묻는 경우도 있지만 특별히 친한 사이가 아닌 이상 좀처럼 솔직한 답변을 듣기는 어렵다. 술자리나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기회를 마련하지 않고는 유익한 조언을 얻어낼 수 없다는 뜻. 여기서는 병원에서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설문조사를 예로 들어보자.

우선 의원급에서 간단히 할 수 있는 체크 포인트.

■하드웨어 점검 항목 의료기관 구조, 미관, 대기실의 편의성 등 원내환경
■소프트웨어 점검 항목 복약 지도 및 영양 지도, 인폼드 컨센트 등 환자에 대한 응대나 경영 이념 등.
■진료영역과 관련된 점검 항목

건강교실, 보건 계몽활동, 재택 간호, 홍보활동 등 지역사회 공헌 및 의료수요 개발 일반적으로 이 정도 내용을 가지고 질문을 만들어 환자에게 돌린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경영자의 경영이념이 담겨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환자 감소의 요인으로 확실히 원장 경영이념의 변화도 한몫을 한다. 개업후 세월이 지나면서 처음의 의지와 이념이 퇴색하고 괴리되어 경영부진으로 이어지는 수가 많기 때문이다. 설문조사를 실시하기 전 목적을 분명히 하는 것도 필요하다. 직원의 응대, 또는 병원의 환경등 활용방향을 정해 둘 필요가 있다. 목적에 따라 질문 내용, 수, 선택식인지 기술식인지 하는 회답 방법 등을 신중히 검토한다. 앙케이트에 대해 5W1H(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 어떻게) 실시할지를 사전에 결정해 놓아야 한다.

대상자가 될 환자, 보호자에게 앙케이트의 의의를 이해시킬 필요도 있다. 설문 목적이나 의의를 질문지에 명기하거나 원내에 게시하면 된다. 회수방법도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아무리 무기명이라고 해도 접수창구 직원이나 간호사에게 그냥 제출하게 해서는 환자의 본심은 끌어낼 수 없다. 적어도 회수용 상자를 만들어 누가 무엇을 썼는지 전혀 알 수 없게 해야 하고 가능하면 원장 자신이 앙케이트 용지를 환자에게 건네주어야 답변에 신뢰의 무게가 실린다. 회답자의 이름을 쓰게 하는 경우는 원장 스스로가 인사장을 보낼 필요가 있다. 불만에 대해서는 더욱 제대로 된 답장을 보내야 한다.

대상자 정하기와 설문지 작성

질문을 만들기 앞서 대상자를 정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①초진환자 ②초진 재진을 불문하고 환자 전체 ③환자의 가족이나 지역 유지 등이다. 물론 환자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비용 절약차원에서 초진환자만이라도 좋다. 가족을 대상으로 한 경우란 소아과에서 부모의 평가를 묻거나 산부인과에서 배우자의 평가를 묻는 경우다. 또 진료과목을 늘려야 할지를 검토하고 싶을 경우에는 지역사회 공무원 등 지역 유력자가 대상이 된다. 이번에는 설문지를 만들 때의 요점을 알아보자.

■우선 환자나 가족이 알기 쉬운 내용이어야 한다. 고령자가 중심이라면 글자를 크게 하는 등의 배려가 필요하다.

■가능한 회답을 수치화 할 수 있도록 연구할 것. 5단계 평가치가 가장 알맞다. 3단계 평가로는 환자의 의견이 정확하게 파악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면 매우, 약간, 보통, 조금, 전혀 등 대답할 수 있는 여지를 넓히라는 것.

■외래환자용 설문지에서는 의원의 외래기능에 대해 묻는 것과 재택기능에 관해 평가하는 것으로 구분한다.

■질문은 가능한 한 구체적인 것을 할 것. 종업원의 응대, 시설, 설비, 전체의 인상같은 항목으로 나누고 다시 의사의 언어사용은 어떤지, 화장실은 사용이 편한지 등 구체적으로 묻는다. 또 마지막으로 반드시 자유의견을 기입할 공간을 둔다.

■성별, 나이는 가능하면 정확히 기입케 한다. 예를 들어 입원환자 대상 앙케이트에서 식사에 대한 평가나 불만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응답자의 나이를 빼놓을 수 없다. 또 특별히 지장이 없다면 치료중인 질환명도 적게 하는 것이 좋다.

기존 다른 병원에서 사용한 설문지를 참고로 병원규모와 실정에 맞게 질문항목을 가감하면 훌륭한 설문지가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설문지의 회수율을 높이는 방법도 강구해야 한다. 예컨대 답례용전화 카드를 배포하는 방법도 있는데 병원홍보용으로도 좋은 호응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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