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권 품귀” VS “미분양 많았다”…박형준, 엘시티 의혹 공세 ‘점입가경’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이 18일 오전 11시 30분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의 각종 의혹에 관한 입장을 말하고 있다. 이은지 기자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4·7 부산시장 선거를 앞두고 엘시티 특혜 분양 의혹이 태풍의 핵으로 부상하고 있다. 여당이 연일 특혜 분양 의혹을 제기하며 공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가 이를 조목조목 반박하는 형국이다.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8일 오전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후보의 해명대로) 정상적인 분양권 전매였다면 누구로부터 분양권을 구매했는지 명확한 경위를 밝히면 될 일”이라며 ’누구에게 아파트를 매입했는지 밝히라”고 했다. 앞서 박재호 부산 상임선대위원장도 지난 17일 “누구로부터 프리미엄을 주고 엘시티를 샀는지 밝혀야 한다”라고 압박했다.

더민주 측은 “박 후보자가 엘시티 분양권을 산 지난해 4월 10일은 부산 지역 부동산 가격이 들썩인 이후”라고 주장한다. 2019년 11월 해운대구와 수영구, 동래구가 조정대상 지역에서 해제되면서 아파트 분양권 물량이 품귀현상을 빚었다는 입장이다.

이에 박 후보 측은 “2019년 11월 규제 해제 이후 해운대 일대 아파트 매물이 거의 사라졌지만, 엘시티는 예외였다”며 “워낙 고가의 아파트여서 사는 사람이 없었고 미분양 물량이 많았다”고 반박했다.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가 지난 15일 오후 후보 사무실에서 엘시티 아파트 매매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웃돈 1억원, 시세 못 미쳐” VS “실거래가 신고”

아울러 더민주 측은 박 후보자가 분양권을 구매하면서 낸 웃돈(프리미엄)이 시세에 훨씬 못 미친다는 의혹도 제기한 상태다. “박 후보자는 웃돈 1억원을 주고 저층부 75평형 분양권을 샀는데 당시 분양권 웃돈 규모는 3억~4억원 정도였다”는 주장이다. 최 수석대변인은 “첫 분양자가 누구길래 시세에 훨씬 못 미치게 팔아서 막대한 이익을 가져다주었는지 시민들이 궁금해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자 측은 “실거래가를 신고한 대로 웃돈 1억원을 주고 분양권을 샀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정치인인데 뒤로 웃돈을 주며 아파트를 매매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엘시티 리스트 살펴보는 민주당 지도부.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과 김태년 당 대표 직무대행 등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선거대책위원회가 17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엘시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특혜 분양과 투기 의혹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힌 이후 엘시티 리스트를 살펴보고 있다. 송봉근 기자

“로또 당첨 확률” VS “우연의 일치”

더민주 측은 박 후보자의 딸이 같은 라인 바로 아래층에 사는 것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박 후보의 딸은 엘시티 1차 분양 계약일 당일인 2015년 10월 28일 분양당첨자에게 500만 원의 프리미엄을 주고 20억1100만 원에 같은 라인 아파트를 매입했다. 여권 관계자는 “딸이 거주하는 아파트 바로 위층의 분양권을 박 후보자가 우연히 사게 됐다는 건 로또 당첨만큼 희박한 확률”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 측은 “미분양 물량이 많았다”며 “우연의 일치”라고 해명했다. “2020년 4월 엘시티 미분양 물량이 많았고, 마침 딸이 거주하는 바로 위층 분양권이 매물로 나왔다”는 입장이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