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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사 상장 하루만에 수익률 160%…'따상상'도 갈까

중앙일보

입력

역대 최대인 64조원의 주식 청약 증거금을 끌어모은 백신 전문 기업 SK바이오사이언스 주가가 상장 첫날 공모가의 2.6배로 치솟았다. 수익률만 160%다. 공모 주식을 받은 투자자는 환호했고, 우리사주를 배정받은 이 회사 직원들은 1인당 평균 7억~8억원의 평가차익을 얻게 됐다.

18일 코스피 상장을 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른바 '따상'에 성공했으며, 시초가 13만원 대비 가격제한폭(30.00%)까지 오른 16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합뉴스

18일 코스피 상장을 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른바 '따상'에 성공했으며, 시초가 13만원 대비 가격제한폭(30.00%)까지 오른 16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합뉴스

첫날 수익률만 160%…코스피 시총 28위

18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된 SK바이오사이언스는 공모가(6만5000원)의 두 배인 13만원에 시초가가 형성된 뒤 '사자' 주문이 밀려들며 개장 즉시 가격제한폭(30%)까지 치솟았다. 이른바 '따상'(공모가의 두 배로 시초가 형성 뒤 상한가)이다. 주가는 그대로 이어져 16만9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상한가에도 주식을 사겠다는 주문이 쌓여 매수 대기 잔량만 632만주에 달했다. 공모가 대비 수익률은 160%로, 공모주에 청약한 투자자가 이날 주식을 팔았다면 주당 10만4000원의 수익을 낸 셈이다. 만약 1억원을 넣어 5~7주를 받았다면 52만~72만원 정도 번 것으로 추정된다.

주가가 뛴 만큼 시가총액도 불어났다. SK바이오사이언스 시총은 12조9285억원으로 코스피 시총 순위 28위(우선주 제외)로 뛰어올랐다. 시총 29위인 하나금융지주(12조4751억원)를 앞질렀다.

공모주 투자자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인터넷 주식 커뮤니티에는 "상한가 몇 번 갈까요" "오늘만 600만원 벌었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장 시작하자마자 매수 대기를 걸었는데, 결국 체결이 안 됐다"며 아쉬워하는 투자자도 있었다.

차익 실현에 나선 투자자도 눈에 띄었다. 공모 청약 때 1주를 받았다는 직장인 박모(43)씨는 "시장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몰라 상한가로 직행하자마자 처분했다"며 "남긴 돈으로 치킨이나 시켜먹으려 한다"고 말했다.

청약 '대박'은 공모 청약 때부터 예견됐다. 지난 9~10일 진행된 SK바이오사이언스 일반청약에는 63조6198억원이 몰렸다. 사상 최대 증거금 기록을 세울 정도로 투자자의 관심이 뜨거웠다. 유통 주식 수가 적은 것도 영향을 끼쳤다. 전체 발행 주식의 11.63%(889만7510주)에 불과하다. 지난해 상장한 SK바이오팜(13.1%)과 카카오게임즈(20.5%), 빅히트(19.8%)보다 적다.

1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스피 신규상장 기념식에서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주) 대표이사,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시초가를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스피 신규상장 기념식에서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주) 대표이사,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시초가를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SK바사 임직원들 '돈방석' 앉아

관심은 '따상상'(공모가의 두 배로 시초가 형성 뒤 2일 연속 상한가) 달성 여부로 향한다. 전문가들은 "알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 증시 입성 후 '따상'을 기록한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는 각각 상장일부터 3거래일,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주가 전망은 괜찮다. 김지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에 자체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의 임상 3상 진입이 예상된다"며 "상반기 중 후보물질(GBP510)의 긍정적인 1상 결과가 나오면 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급성장한 큐어벡, 노바벡스, 바이오엔텍의 현재 시가총액은 16조~25조원"이라며 "SK바이오사이언스가 내년 하반기에 백신을 출시하면 이들 업체의 시총 수준으로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스피200 지수 편입에 따른 주가 상승도 예상된다. 신규 종목은 상장 후 15거래일간 코스피 상위 50위 안에 들면 코스피200에 조기 편입된다. 앞서 SK바이오팜·빅히트도 이 지수에 조기 편입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 임직원은 '돈방석'에 앉게 됐다. 안재용 대표이사 등 임원 4명이 받은 주식매수청구권(스톡옵션)은 총 54만6270주다. 행사가격은 주당 9154원. 이날 이 청구권의 평가이익은 873억원으로 치솟았다. 임원별로 적게는 175억원, 많게는 349억원에 달한다.

우리사주 조합원들은 1인당 평균 7억~8억원가량의 평가익을 올렸다. 하지만 이번에 발행된 우리사주 주식은 1년간 팔 수 없다. 이에 따라 지난해 SK바이오팜 상장 때처럼 차익을 즉시 손에 쥐기 위해 퇴사하는 직원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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