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을 하지 않고 선천성 심장병을 치료하는 길이 열렸다.
연세대 의대 세브란스병원 소아심장과 설준희.최재영 교수팀은 선천성 심장병인 심방중격결손증 환자 90명에게 '앰플라처'라는 도구를 이용해 98.8%의 수술 성공률을 나타냈다고 30일 밝혔다.
심방중격결손증은 심장 내 벽에 구멍이 생겨 피가 제대로 돌지 못하는 질환으로 국내에서만 연간 600~1000명의 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과거엔 이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가슴을 연 뒤 심장에 생긴 구멍을 막는 수술을 하거나 성공률이 그리 높지 않은 기구를 이용해 비수술적으로 구멍을 틀어막는 치료를 해왔다.
연세대 팀이 개발한 시술은 사타구니 정맥을 통해 앰플라처를 단 도자(導子)를 심장까지 집어넣어 구멍을 막는 방식이다. 앰플라처는 순간기억합금으로 돼 있어 심장 내에서 부풀어 구멍을 막으며, 시간이 지나면서 이곳에 새살이 돋아 정착한다.
시술 시간은 전 처치를 포함해 1시간30분 정도로 실제 구멍을 막는 시술은 10여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시술받은 환자들 중 한 명을 뺀 대부분이 가벼운 일시적 합병증 외에는 문제가 없었다. 환자들은 시술 뒤 곧 걸어다닐 수 있고, 다음날이면 퇴원이 가능하다.
설 교수는 "기존 수술의 경우 3시간 이상의 수술 시간과 1주일간의 입원, 수술 흉터로 인한 심리적 위축 등 부작용이 많았다"며 "하지만 기구가 아직 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환자가 기존 방법으로 수술할 때의 두배인 900만원을 부담해야 하는 것이 단점"이라고 말했다.
이 치료법은 결손부위의 직경이 40㎜ 이상이거나 결손이 여러 개인 경우엔 적용하지 못한다. 이번 임상결과는 지난 9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소아심장 중재술학회에서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