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최고의 암 치료제는 희망 잃지 않는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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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은 극복할 수 있는 질병입니다. 통계 숫자에 절망하지 마십시오."

한번에 두 가지 암을 이겨낸 홍영재(61.산타홍 산부인과 원장) 박사는 암 환자에게 희망을 잃지 말라고 당부했다. 말기 폐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5% 정도. 그러나 반대로 생각하면 100명 중 5명은 5년까지 생존할 수 있다는 얘기다. 폐암의 이레사, 백혈병의 글리벡처럼 앞으로 5년이면 획기적인 신약이 등장하기에 충분한 기간일 수도 있다. 따라서 어떤 경우에도 절망 자체가 암 환자에겐 가장 해롭다고 그는 말했다.

2001년 10월 대장암과 콩팥암에 동시에 걸린 홍 박사는 수술과 항암치료를 통해 현재까지 재발없이 건강하게 살고 있다. 그는 자신의 투병 경험을 살려 '암을 넘어 100세까지(서울문화사)'란 책을 냈으며 삼성생명이 주최하고 본지가 후원하는 전국 순회강연을 주도하기도 했다.

지난 2일 서울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강연회는 2000여명의 청중이 오후 10시까지 강의를 듣는 등 큰 호응을 얻었다. 9일 부산 롯데호텔에서 두번째 강의가 열리며, 12월 7일 대전까지 전국 8대 도시에서 암 강연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암 환자는 주변의 이런저런 얘기에 귀가 솔깃해지기 쉽습니다. 그러나 의사를 전적으로 신뢰해야 합니다. 환자가 신뢰할수록 의사는 적극적으로 치료하게 되며, 완치 가능성도 커집니다."

암 환자는 모든 일을 접고 요양과 칩거로 소일해야 한다는 것은 잘못된 얘기라고 그는 말했다. 가능하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인체는 좋아하는 일을 할 때 면역력이 증가하기 때문이란다. 자신도 6개월 동안 항암제 치료로 체중이 14㎏이나 빠졌지만 경기장을 찾아 월드컵 축구를 관전했으며, 미국에 있는 친지를 방문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과학적 근거를 갖춘 항암식품으로 토마토와 홍삼을 첫손에 꼽았다. 항산화 작용으로 암을 퇴치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자신도 치료가 끝난 지금까지 즐겨 먹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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