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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다치고 여론도 나쁜데…축구 한일전 딜레마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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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손흥민이 허벅지 통증을 호소하자, 메디컬팀이 투입돼 부상 부위를 살피고 있다. [AP=연합뉴스]

손흥민이 허벅지 통증을 호소하자, 메디컬팀이 투입돼 부상 부위를 살피고 있다. [AP=연합뉴스]

토트넘 홋스퍼 손흥민(29)이 쓰러졌다. 소속팀도, 한일전을 앞둔 한국 축구대표팀도, 에이스의 갑작스러운 이탈에 침울한 분위기다.

벤투 감독 대표팀 소집명단 발표 #이강인·이동준 등 올림픽팀 포함 #벤투 “방역수칙 철저히 이행할 것”

손흥민은 15일 영국 런던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21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8라운드 원정경기 아스널전 전반 17분 부상으로 주저앉았다. 한 차례 전력 질주 뒤 왼쪽 허벅지 뒷부분(햄스트링)의 통증을 호소했다. 2분 뒤 결국 교체됐다. 경기 후 조세 모리뉴 토트넘 감독은 어두운 표정으로 “복귀까지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토트넘은 1-2로 졌다.

영국 현지 언론은 손흥민의 부상을 “혹사에 따른 결과”로 분석했다. 풋볼 런던은 “손흥민은 아스널전 직전까지 올 시즌 EPL 27경기에 모두 출전해 2343분을 뛰었다. 유로파리그와 컵대회 출전까지 더하면 41경기 3140분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 앨런 스미스는 “손흥민은 너무 많이 뛰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회복 기간은 미지수다. 손흥민은 지난해 9월에도 햄스트링을 다쳤다. 당시에는 “최소 2~3주”라던 예상을 깨고 1주일 만에 그라운드에 복귀했다. 만약 회복에 2주 이상 걸리면, 25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리는 국가대표 평가전 일본전에는 참가하지 못한다.

15일 한일전 국가대표팀 소집 명단을 발표한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담담한 표정으로 “소속팀 검사 결과를 지켜본 뒤 (손흥민의) 엔트리 제외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해외파를 망라한 베스트 멤버로 일본에 맞서려던 벤투 감독으로서는 손흥민의 공백은 우려할 변수다.

한일전 축구대표팀 명단(24명)

한일전 축구대표팀 명단(24명)

황희찬(라이프치히)의 대표팀 합류도 불투명하다. 명단에 이름은 올렸지만, 소속팀에서는 “대표팀 경기 후 복귀 때 자가격리 면제가 안 된다면 보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황의조(보르도), 이재성(홀슈타인 킬), 황인범(루빈 카잔), 김민재(베이징 궈안) 등의 대표팀 소집도 무산됐다. 벤투 감독은 “(코로나19에 따른) 상황의 특수성을 고려해 대표팀 운영의 최적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벤투 감독은 이강인(발렌시아), 정우영(프라이부르크), 조영욱, 윤종규(이상 서울), 이동준(울산), 엄원상(광주) 등 올림픽 대표팀의 주축 멤버 6명도 발탁했다. 실전을 통해 이들의 경쟁력을 점검할 계획이다. 지난해 울산 현대의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우승 주역 윤빛가람도 호출했다.

대표팀은 22일 인천공항에서 소집한 뒤 곧장 일본으로 건너간다. 25일 한일전을 치르고 이튿날 귀국한다. 벤투 감독은 “여건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최선을 다해 대표팀을 이끌어 가는 게 우리 임무이자 역할이다. 방역수칙을 철저히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축구 한일전을 중지시켜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1만5000여 명의 서명하는 등 일본 원정에 대한 우려가 쏟아지는 것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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