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아이 요통.. 엄살 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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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어디가 아프다고 하면 부모들은 대개 꾀병으로 치부해 버리기 일쑤입니다. 특히 허리 아프다며 책상에 엎드리거나 책상 주변을 빙빙 돌면 부모들은 공부하기 싫어 엄살이라고 간주해 그리 크게 신경 쓰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것을 단순 꾀병이라 여기면 나중에 허리 병을 더 심각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통계에 의하면 청소년 10명중 1명이 똑바로 선 상태에서 척추 뼈가 한쪽으로 10도 이상 휜 척추측만증으로 중학생 시기를 전후해서 50%, 특히 남학생에 비해 여학생의 발병 빈도가 5배나 높은 것으로 조사된 바 있습니다.(mcircle 참조)

10대 척추측만증의 증가 이유는 대체로 다음과 같습니다.

*장시간 컴퓨터 사용
*몸에 맞지 않는 책걸상 사용
*운동부족

사실 척추측만증은 심각한 통증을 동반하지 않아 조기발견 및 치료를 하지 못해 허리 병을 더 심각하게 만드는 게 현실입니다. 중요한 것은 청소년 시기에 발병된 척추측만증이 성인이 되어서도 굴곡의 각도가 지속적으로 증가될 수 있다는 것으로 다음과 같은 자가 진단으로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똑바로 선 자세에서 무릎을 펴고 상체를 앞으로 90도 숙였을 때 한쪽 등이나 허리가 올라가있거나, 거울을 정면으로 봤을 때 좌우 어깨높이가 다르거나, 골반이 틀어진 경우 등이 척추측만증일 확률이 높습니다.

그러나 운동 선수들의 경우에는 한쪽 근육만 발달하여 비대칭적으로 보일 수 있고, 자세의 이상으로 생긴 기능성 측만증의 경우에는 한쪽이 튀어나오는 현상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따라서 무엇보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선 반드시 전신 척추 X-ray를 촬영해야 하며, 발견 시엔 즉시 전문병원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의 과정이 수반되어야 합니다.

이 질환이 계속 진행되면 척추가 옆으로 휘어지는 동시에 머리와 골반에 대한 척추의 회전 변형이 동반됩니다. 머리와 골반은 정면을 보고 있는데 척추는 비스듬히 옆을 보는 모양이 되고 그 결과 한 쪽 등이 튀어나오고 여성의 경우에는 유방의 크기가 달라 보이게 되기도 합니다. 그밖에도 어깨의 높이가 달라지고, 허리 곡선이 비대칭적으로 되어서 한쪽은 잘록하고, 다른 한쪽은 밋밋해집니다. 정서적으로 민감한 청소년기에 나타나는 외형적인 이상은 자칫 정신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만일 어릴 때부터 이 증세가 진행되면 흉곽 발달에 이상이 생겨서 폐기능과 심장기능에까지 영향을 줄 수도 있습니다.

또한 이 질환자들은 키가 작은 경우가 많은데, 이는 척추가 옆으로 휘어지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측만증 교정 수술 후에는 수술 전에 비해 신장이 2 8㎝나 커지기도 합니다. 아래 필름을 보면 그 이유를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치료방법은 간단하지 않습니다. 측만증의 종류와 골격 성숙의 정도에 따라 치료 방침이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필수입니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진찰과 일반 X선 사진 촬영으로 그 종류와 골격 성숙의 정도를 알 수 있습니다. 가장 많은 특발성 척추측만증의 경우에는 X선 사진에서 측정한 각도가 20도보다 작으면 3 4개월마다 정기적인 관찰이 필요하고, 20 40도는 보조기를 착용하는 치료가 필요하며, 40도 이상인 경우에는 수술적인 치료를 고려하게 되는 것입니다.

수술에 이르기까지 방치하지 말고 우리들의 아이가 바른 자세를 하고 있는지에 조금 더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대부분의 척추 질환은 바로 자세에서 비롯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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