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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락철 코앞 심상치 않은 변이...4차 유행 '티핑 포인트'되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달. 23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서 해외입국자들이 방역관계자들로부터 안내를 받고 있다. 뉴스1

지난달. 23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서 해외입국자들이 방역관계자들로부터 안내를 받고 있다. 뉴스1

경남 진주의 한 운동·사우나 시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터졌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2일 오후 2시 기준으로 진주시 상대동 ‘A헬스 사우나’ 관련 누적 환자는 79명에 달한다. 지난 9일 첫 환자가 확인된 후 사흘만이다. 환자는 이용자가 47명으로 가장 많다. 이어 가족 6명, 기타 5명, 지인 3명, 종사자 2명이다.

진주 집단감염 변이여부 분석중 

방대본은 확진자를 상대로 역학조사와 함께 변이 바이러스 여부도 분석하고 있다. 일부 변이 바이러스는 기존 코로나 바이러스에 비해 전파력·치명력 등이 높은 것으로 보고됐다. 지난달 경남 김해 일가족 집단감염 사례에서 7명의 확진자 중 한 명이 영국발(發)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방대본 관계자는 “진주 집단감염 사례에 대해 변이 여부를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잇따라 확인되면서 당국이 비상에 걸렸다.

인천국제공항 모습. 뉴스1

인천국제공항 모습. 뉴스1

국내 변이 감염자 총 257명 

방대본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이후 현재 국내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는 257명으로 집계됐다. 내외국인을 모두 포함한 숫자로 3781명 확진자의 검체를 전장유전체 분석한 결과다.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감염력이 더 센 것으로 알려진 주요 변이가 182명이었다.

각각 영국발(154명)·남아프리카공화국발(21명)·브라질발(7명)으로 분류된다. 일부는 변이가 유행하는 국가를 다녀온 적이 없는데도 감염됐다. 지역사회 내 전파다.

75명은 기타 변이에 걸렸다. 미국 캘리포니아발이 68명으로 가장 많다. 이어 영국 나이지리아발 4명, 미국 뉴욕발 3명이다. 권준욱 방대본 제2 부본부장은 11일 정례 브리핑에서 “기타 변이 바이러스는 아직 임상·역학적 위험도가 확인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치명력·전파력을 알 수 없다는 의미다.

영국 직항 운항중단 3주 추가 연장

정부는 변이 바이러스의 국내로의 유입, 지역사회 내 확산을 차단하려 방역을 강화한 상태다. 조기에 차단하지 못할 경우 자칫 4차 유행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1월 셋째 주 이후 한 주간의 코로나19 일평균 환자는 300~400명씩 쭉 발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변이가 임계점(티핑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에 정부는 당초 지난 11일 만료 예정인 영국발 직항 항공편 운항중단 조처를 내달 1일까지 추가 연장했다. 지난달 24일부터는 음성이 확인돼야 한국 땅을 밟을 수 있다. 또 정부는 ‘숨어 있는’ 변이 감염자를 찾기 위해 모니터링도 강화 중이다. 자가격리가 제대로 지켜지는지 지자체는 특별점검에 들어갔다. 정부 관계자는 “행락철 이동량 증가와 변이 유입 등으로 코로나 4차 유행이 언제든 올 수 있다”며 “다행히 아직은 변이가 국내에서 우세하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기존 ‘GH그룹’이 90.1%를 차지하고 있다. 일명 영국발 변이로 불리는 ‘GRY그룹’은 미미하다.'

11일 서울 중랑구 보건소에서 한 직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을 준비하고 있다. 뉴스1

11일 서울 중랑구 보건소에서 한 직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을 준비하고 있다. 뉴스1

변이 바이러스, 집단면역 어렵게 할 수도 

하지만 변이 바이러스가 ‘우세종’이 되면, 오는 11월까지 백신 접종을 통한 집단면역 형성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변이처럼 기존 백신 효능을 떨어뜨릴 경우 집단면역 달성이 쉽지 않다.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우리가 필요한 집단면역의 수준은 결국 코로나19가 얼마나 전파가 잘 되는지에 대한 측정값(기초감염재생산수)에 달려 있다”며 “이 값은 유행과 바이러스 변이에 따라 변동이 있다”고 말했다.

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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