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광우병 사망환자 혈액 국내유통

중앙일보

입력

'인간광우병'에 걸려 사망한 영국환자의 혈액으로 만든 약품이 국내에 유통됐음에도 관계당국은 이 사실을 지난 6년간 감춰왔다는 주장이 4일 제기됐다.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고경화(高京華.한나라당) 의원은 보건복지부와 대한적십자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토대로 "인간광우병으로 불리는 크로이츠벨트-야콥병(CJD)에 걸려 사망한 환자가 생전에 헌혈한 오염혈액으로 제조된 알부민 제제가 지난 98년 국내에 유통돼 총 1천492명에게 투약됐다"고 주장했다.

고 의원은 이어 "대한적십자사는 보건복지부로부터 헌혈을 할 경우 전염가능성이 큰 이들 1천492명의 명단을 받아 헌혈유보군에 등록하도록 지시를 받았지만 125명을 명단에서 빠뜨리는 실수를 저질렀고, 추후 조사과정에서 이중 9명이 실제 헌혈에 참여했음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CJD란 '프리온'이란 병원체가 뇌에 침입해 최장 13년간의 잠복기를 거쳐 발병하면 1년안에 죽게 되는 병으로, 특히 소로부터 감염되는 경우를 인간광우병이라 부른다.

고 의원은 "CJD의 원인균인 프리온의 경우 에이즈나 간염바이러스와 달리 약품 제조과정의 열처리에도 제거되지 않기 때문에 1천 492명 전원에게 전염됐을 가능성과 이후 헌혈과정에서의 추가 전염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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