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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정신의료비용 67조7천억원 소요

중앙일보

입력

우리 나라에서 정신질환 치료에 드는 비용이 연간 67조7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원광대 보건복지학부 김종인 교수(한국보건복지학회 회장)는 전국 55개 정신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지난 92년부터 2001년까지 10년간 전체 정신의료비용을 분석한 결과 정신질환자 1인당 연간 평균 의료비용이 97만2천원으로 국가적으로는 연간 약 67조7천억원의 정신의료비가 지출되는 것으로 추산됐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전국 79곳의 정신의료기관 가운데 민간부문(학교법인.사단법인.사회복지.의료법인.개인.회사법인) 47곳과 공공부문(국립.공립.지방공사.특수법인) 8곳 등 모두 55곳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2001병원경영분석'자료가 분석에 활용됐다.

정신의료비용에는 인건비.재료비.관리비 등이 모두 포함됐다.

여기서 뜻하는 정신질환은 정신분열이나 우울증 등의 정신병적 장애 외에도 불안장애(강박.사회공포증), 식욕부진, 니코틴 의존 및 금단에서 비롯된 우울증, 알코올 중독, 건강염려증 등을 모두 포괄한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연구결과 정신질환 때문에 병원을 찾은 사람은 지난 2001년을 기준으로 국민 7명 중 1명 꼴인 676만3천285명이었다.

또한 정신과 전문의 1인당 하루에 56명의 환자를 진료했으며 정신질환자를 퇴원 및 회복시키기 위한 의료기관의 병상 회전율은 연간 평균 3.6회를 기록했다.

정신의료관리사업에 대한 공공기관과 민간기관간의 비용 대비 효과를 비교해 보면 민간부문이 하루에 환자 1인당 17만원을 지출한 데 비해 공공부문은 11만원으로 민간부문보다 1.5배 가량 적게 지출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민간기관의 연간 병상 회전율(4.2회)이 공공기관(3.1회)보다 높아 연간 지출액은 공공기관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병상 회전율에 차이가 나는 것은 공공기관이 정신질환자를 장기간 입원 치료하는데 비해 민간기관은 단기간에 사회에 복귀시킬 수 있는 정신의료 관리사업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인 것으로 김 교수는 분석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보건과 사회과학' 12월호에 발표될 예정이다.

김 교수는 "이번 조사결과를 볼 때 국가는 현대인의 정신질환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고 정신보건 예방대책과 재원 조달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며 "특히 민간기관보다 효율성이 낮은 공공기관의 병상회전율을 높이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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