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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병상의 코멘터리

빅데이터로 확인된 시대정신 ‘공정’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오병상 기자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9 일 오후 경남 진주시 충무공동 한국토지주택공사(LH)본사에서 땅 투기 의혹 관련 압수수색을 마친 경찰이 압수품을 들고 나오고 있다.뉴스1

9 일 오후 경남 진주시 충무공동 한국토지주택공사(LH)본사에서 땅 투기 의혹 관련 압수수색을 마친 경찰이 압수품을 들고 나오고 있다.뉴스1

빅데이터 분석결과..LH투기사건이 심각한 건 '불공정'하기 때문 #문재인 정부 부동산폭등→부의 양극화→불공정에 대한 불만폭발

1.

온통 뉴스가 LH직원 신도시 투기 얘기입니다.
이 뉴스가 왜 이렇게 폭발적인가..빅데이터 분석에서 확인됩니다.

중앙일보가 국가미래연구원과 공동기획한 빅데이터분석 결과에 따르면..한마디로 ‘공정’의 문제가 우리사회의 압도적인 이슈이기 때문입니다.
짐작되었던 사실이지만 그 심각성이 빅데이터로 확인되었다는 점에서 주목됩니다.

2.

지난 2년간 SNS와 포털 등 디지털세상에서 화제가 된 주요이슈 관련 1억1147만개 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

민심의 날것을 그대로 수치화한 분석입니다.
핵심 키워드는 ‘공정’입니다.

3.

정치부분 핵심가치에서 ‘공정’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9년 28.3%에서 2020년 51%로 급증했습니다.

쉽게 말하자면..정치뉴스를 보면서 네티즌들이 ‘불공정’하다는 반응을 가장 많이 보인 셈입니다.
가장 많은 반응을 보인 예가 조국 전 장관 자녀 입시비리였습니다.

4.

경제부분은 더 극적입니다. ‘공정’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10.3%에서 2020년 32%로 3배나 뛰었습니다.

경제부분에서 ‘불공정하다는’ 인식이 정치부분보다 더 급속히 확산된 셈입니다.
취재진은 그 원인으로 ‘부의 양극화’를 꼽았습니다.

5.

실제로 부의 양극화는 급속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통계청자료에 따르면 소득이나 자산 모두 불평등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자산이 심각합니다.

상위 20%가 보유한 순자산을 하위 20%가 보유한 순자산과 비교한 자료가 ‘순자산 5분위 배율’입니다.
2017년 99.65배에서 2020년 166.64배로 뛰었습니다. 상위 20%가 하위 20%보다 166배 많은 순자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6.

자산격차의 원인은 부동산입니다.

상위층일수록 자산 중 부동산 비율이 높습니다. 상위 20%의 경우 77% 자산이 부동산입니다. 그러니 부동산이 오르면 상위층일수록 더 이익을 얻게 됩니다.

경제부분 이슈별 비중을 보면 ‘부동산 주식’비중이 2019년 20%에서 2020년 40%로 늘었습니다. 부동산 주식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졌다는 얘기죠.

7.

정리하자면..

문재인 정부 들어 부동산 급등이 양극화를 심화시켰습니다. 그래서 ‘불공정’에 대한 사회적 불만이 팽배했습니다.
그 수치는 매우 심각할 정도임을 빅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LH투기는 폭발력을 응축시켜온 ‘불공정’이란 폭탄의 뇌관을 때렸습니다.

8.

설상가상..

문재인 정부의 화려한 다짐(기회는 평등하고,과정은 공정하고,결과는 정의로울 것)이 실망감을 더하게 만들었습니다.
조국 추미애의 자식사랑 같은‘내로남불’행태가 배신감까지 더했습니다.

LH투기.. 사건 자체는 ‘태산명동서일필’로 끝나겠지만..‘공정’이란 묵직한 화두를 던졌습니다.
〈칼럼니스트〉
2021.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