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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중개 수수료 챙긴 의원들…선거 앞둔 獨 여당 악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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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속한 독일 여당이 마스크 중개수수료를 챙겨 '부패 스캔들'에 휘말렸다.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왼쪽)와 기독사회연합(CSU)의 당수 마커스 죄더 독일 바이에른주 총리. AFP=연합뉴스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왼쪽)와 기독사회연합(CSU)의 당수 마커스 죄더 독일 바이에른주 총리. AFP=연합뉴스

8일(현지시간)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 등 현지언론은 니콜라스 뢰벨 독일 기독민주연합(CDU·기민당) 연방의원은 중국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마스크 주문 중개수수료로 25만 유로(약 3억4천만원)를 수령한 혐의를 받는다고 전했다.

이 연방의원은 지난 5일 사업에 관여한 사실을 인정하고 이날 연방의원직을 내려놓았다.

뢰벨 의원은 "우리 당에 추가적인 피해가 없도록 즉각 연방의원직을 내려놓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뢰벨 의원에 앞서 게오르크 뉘스라인 연방의회 기독사회연합(CSU·기사당) 원내부대표는 코로나19 마스크 공공 발주 물량을 제조업체에 중개해주고 66만 유로(약 8억9000만원)를 챙겼다는 의혹을 받았다.

현재 독일은 기민당과 기사당 연립 정부 체제다.

독일 뮌헨지방 검찰은 뉘스라인 의원을 뇌물수수 혐의로 조사 중이다.

이 의원은 7일 원내부대표직에서 물러났지만, 의원직은 오는 9월 임기가 끝날 때까지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독일은 올해 9월 연방하원 선거를 비롯해 6개주 주의회 선거를 앞두고 있다. 새 연방하원이 구성되면 메르켈 총리의 뒤를 이을 새 총리를 선출한다.

대형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이번 스캔들이 기민·기사당 연합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고 쥐트도이체차이퉁(SZ)는 전했다.

이번 스캔들로 바덴뷔르템베르크주에서 기민당 지지율이 24%로 주저앉았다. 라인란트팔츠주에서는 사회민주당 소속 후보가 기민당 후보를 앞서고 있다.

독일 야권에서는 비난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미하엘 켈르너 녹색당 연방사무국장은 "기민·기사당 연합 내 부패 내지 뇌물수수 스캔들은 셀프서비스 의식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고, 자민당은 연방의회 내 특별조사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디르크 비제 사민당 원내대표 대행은 디벨트에 "기민·기사당 연합은 심각한 부패 문제에 직면해 있다"면서 "이는 의회 민주주의 전체에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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