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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크' 디섐보, 531야드 파 5홀 1온 사실상 성공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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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슨 디섐보. [AFP=연합뉴스]

브라이슨 디섐보. [AFP=연합뉴스]

몸을 불려 거리를 늘린 '헐크' 브라이슨 디섐보(28·미국)가 파 5홀 1온을 시도했다. 그린에 올라가지는 못했지만 거대한 호수를 넘겨 사실상 성공했다. 7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 주 올랜도의 베이힐 골프장에서 벌어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3라운드 6번 홀에서다.

이 홀은 공식적으로 555야드다. 이날은 531야드로 조성됐다. 호수를 끼고 돌아가는 거리가 그렇다. 그린까지 직선거리는 350야드 정도다. 340야드 캐리를 하면 올라갈 수 있다.

디섐보는 올 초부터 "아널드 파머 대회 6번 홀에서 1온을 시도할 것"이라고 누차 말했다. 연습라운드에서는 두 차례 시도했으나 맞바람 때문에 실패했다. 1, 2라운드에서는 1온을 시도하지 않았다. 그러나 디섐보는 “모두가 보고 싶어하니 바람이 도와준다면 시도할 것”이라고 했다.

3라운드에서 약한 뒷바람이 불자 디섐보는 캐디와 상의한 후 드라이버를 꺼내 들었다. 관중들이 환호했다. 디섐보는 두 차례 연습스윙과 심호흡을 한 후 힘껏 스윙했다. 그리고 두 손을 들어 만세를 불렀다. 공이 제대로 맞았다는 의미다.

공은 거대한 호수를 넘어 그린 오른쪽 약 50야드 지점에 떨어졌다. 캐리 거리는 344야드이며, 총 거리는 370야드, 핀과의 거리 70야드였다. 볼 속도는 시속 194마일(약 312km)이었다. 디섐보는 이 홀에서 버디를 잡아냈다.

디섐보가 1온을 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린은 공을 세우기가 불가능하고, 튕겨서 뒤로 넘어가면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약간 오른쪽으로 친 것으로 보인다.

두 손을 번쩍 들었을 정도로 디섐보는 만족했다. 그의 도전은 꼭 파 5홀 1온이라기 보다는 340야드짜리 호수를 넘기는 것이었다. 그린으로 쳐도 거리상으로는 문제가 없기 때문에 사실상 성공이다.

디섐보는 "우승한 것 처럼 기분이 좋다. 내일도 기회가 된다면 또 시도하겠다"라고 말했다. PGA 투어 최장타자인 디섐보는 캐리로 360야드를 치기도 했다. 거리상으로는 충분히 해볼만 하다. 그러나 큰 소리를 쳤다가 실패했을 경우에 받게 될 비난에 대한 압박은 만만치 않다. 그 걸 이겨낸 것이 가장 큰 성과다.

베이힐 골프장 6번홀 야디지북. [사진 베이힐 골프장]

베이힐 골프장 6번홀 야디지북. [사진 베이힐 골프장]

장타자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이 장면을 지켜봤는데 ‘디섐보가 하면 나도 한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안전한 쪽으로 쳤다. 조던 스피스(미국)는 이 홀에서 두번째 샷 남은 거리는 256야드였다.

이 홀에서 1온을 시도한 선수는 디섐보가 처음은 아니다. 1998년 이 대회에서 존 댈리가 1온을 시도했다. 티샷이 물에 빠져 호수 근처로 가서 드롭하고 3번 우드로 5번 더 물에 빠뜨렸다.

이후 안전한 쪽으로 공을 쳤는데 또 물에 빠졌고, 결국 이 홀에서만 13오버파 18타를 쳤다. 2017년 장타 대회 전문 선수가 이 홀에서 1온 이벤트를 벌여 성공했다.

디섐보는 이날 4언더파, 합계 10언더파로 리 웨스트우드(11언더파)에 한 타 차 2위다. 조던 스피스가 9언더파 공동 4위다. 로리 매킬로이는 재미교포 덕 김 등과 함께 7언더파 공동 7위다. 임성재는 5언더파 공동 19위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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