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첫 군사 행동…친이란 민병대 시설 공습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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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5호 10면

미국이 25일(현지시간) 친이란 민병대가 사용하던 시리아 동부 시설을 공습했다. 지난 15일 이라크 북부 쿠르드 자치 지역에 있는 미군 기지에 대한 로켓포 공격으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데 대한 대응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바이든 행정부의 첫 군사적 행동이란 점에서 주목을 모으고 있다.

‘불량국가 대응법’ 원칙 보여줘 #핵 개발 북한에도 경고 메시지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명령에 따른 이번 공습은 이라크 내 미국인과 연합군을 대상으로 한 최근의 공격과 계속되는 위협에 대한 대응”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이를 ‘보복 공습’으로 표현했다. 커비 대변인도 “이번 작전이 주는 메시지는 분명하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과 연합군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면 행동에 나설 것이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외교가에서는 바이든 행정부 들어 처음 단행된 군사 행동이 북한에 주는 함의 또한 작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북한과 중동이 처한 상황이 크게 다르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공습을 통해 ‘불량국가 대응법’에 대한 기본 원칙을 밝힌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다. 특히 미국이 이란과의 핵 합의 복원 협상이 임박한 가운데 친이란 민병대를 공습한 것은 ‘외교적 옵션과 함께 군사적 옵션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며 기선 제압에 나선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김홍균 전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번 상황을 북한 문제에 그대로 적용할 수만은 없을 것”이라며 “다만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이 미국 본토와 동맹국에 위해를 가한다고 판단될 경우 바이든 행정부는 말로만 하는 게 아니라 제한적 범위 내에서 군사력을 사용하는 옵션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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