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탈모로 병원을 찾는 여성들이 주로 출산을 마친 산모들이었지만, 최근에는 20, 30대 젊은 여성들이 탈모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 필자가 진료실에서 이들에게 가장 자주 받는 질문은 “여자도 대머리가 되나요?” 하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여성의 경우에는 남성처럼 대머리가 잘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분명히 여성도 대머리가 될 수는 있다.
여성은 탈모가 일어나는 주요 원인부터, 현상, 그리고 주요 치료법까지 남성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으므로, 이를 잘 파악하고 이에 따른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해줄 수 있도록 하자.
남성형 탈모의 최대 원인이 유전과 남성호르몬이라면, 여성형 탈모의 원인은 보다 다양하다. 물론 유전적인 소인이 크며, 남성 호르몬인 안드로겐의 과다분비, 내분비 이상으로 인해 체내 호르몬 균형이 깨지는 것도 중요한 원인이 되며, 다이어트나 빈혈로 인해서 모발로 영양분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해 탈모를 가중시키는 사례도 많다.
이마 선이 M자로 뒤로 후퇴하다가 정수리 부분의 탈모가 생기고 이 두 부위의 탈모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차차 만나서 대머리가 되는 남성형 탈모와는 달리, 여성들은 앞이마 선은 대체로 잘 보존이 되지만, 정수리 부분의 머리가 점차 없어지는 경향을 보인다.
중년 이상의 여성들이 정수리 부분만을 착용하는 여성용 부분가발을 많이 착용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다.
미국 식품의약국 FDA에서 승인을 받은 '프로페시아' 는 두피 모낭에서 탈모를 일으키는 남성호르몬인 DHT를 효과적으로 차단해줘, 더 이상 남성탈모를 운명이라고 포기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하지만 여성에게 프로페시아는 아직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아 복용을 권하지 않는다. 때문에 여성탈모 치료는 남성보다 그 만족도가 떨어졌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는 모발이나 손톱 발톱을 이루는 단백질을 보강해주는 영양제 개념의 약을 여성들이 안전하게 복용할 수 있게 되었다. 미녹시딜과 병행하면 피부의 혈류를 증가시켜 모근과 모발로 가는 수분과 양분이 늘어나 모발 건강과 성장에 또한 효과적이다.
평상시 우유, 달걀, 야채, 해조류를 충분히 섭취하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며, 두발을 청결히해주고, 퍼머 염색 등의 혹사를 줄임은 기본이다. 여성의 경우에는 피임약의 남용을 피하고 무리한 다이어트 역시 금물. 두피가 건조하고 가렵거나, 비듬이 늘어나거나, 가르마가 넓어지고 정수리에서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며 모발이 얇아지고 약해지는 여성들은 더 이상 미루지말고 전문의에게 탈모진단을 받자.
호미로 막을 것 가래로 막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