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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이 밀고 코로나가 끌어줬다…하루 80대씩 팔리는 ‘이것’

중앙일보

입력

요즘 패스드푸드 음식점이나 카페에 가면 음식을 주문하는 풍경이 사뭇 달라졌다. 사람 대신 ‘키오스크’(터치스크린 방식의 무인단말기)가 주문을 처리하고 대금 결제까지 한다.

키오스크 화면에서 원하는 상품을 고르고 신용카드나 모바일로 결제한 후 번호표를 받아 자리에 앉아있으면 주문한 음식이 나온다. 점포 주인은 주문받을 직원을 고용하지 않아도 되니 인건비를 아낄 수 있고, 이용자는 주문이나 결제를 위한 대기시간을 줄일 수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키오스크 판매량은 3만 대 수준으로 예상된다. 2018년 1만 대 수준이었던 것이 지난해에는 2만 대로 껑충 뛰더니, 올해도 50% 성장을 예고했다. 하루 82대 꼴로 설치되는 셈이다. 금액으로 치자면 3000억원 규모다.

햄버거 가게에서 음식을 주문하기 위해 키오스크로 메뉴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햄버거 가게에서 음식을 주문하기 위해 키오스크로 메뉴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최저임금 오르면서 키오스크 관심

키오스크가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주목받은 것은 2018년 최저임금이 껑충 뛰면서부터다. 당시 최저임금은 7530원으로 전년보다 16.3% 올랐다. 2019년엔 전년 대비 10.8% 높은 8350원으로 결정됐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업종과 관계 없이 인건비는 점포 매출의 20%가량을 차지한다”며 “창업을 고려할 때 점포주로선 무인결제 시스템인 키오스크 도입에 관심을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권 이사는 “게다가 리스나 캐피털 등을 통해 (키오스크 기깃값을) 분할 납부할 수 있어 목돈 부담이 적은 것도 시장이 커진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여파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하면서 키오스크 판매는 날개를 달았다.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사람이 줄어들면서 매출이 떨어지자 점포주로선 직원 고용이 더 부담스러워졌다. 매장을 찾는 고객과 직원 간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그동안 중견·중소기업 중심이었던 키오스크 시장에도 변화 움직임도 생겼다. 현재 국내 대표적인 키오스크 업체는 하나시스씨·아이테크·비티원 등이 꼽혔다. 대개는 연 매출 100억~400억원 규모다. 이 시장에 삼성전자·CJ올리브네트웍스 같은 대기업도 뛰어들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7일 주문과 결제가 모두 처리 가능한 주문 솔루션인 ‘삼성 키오스크’를 국내에 출시했다. 올 상반기 안에 아시아·호주 등에도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크게 테이블형·스탠드형·벽걸이형이 있다. 하혜승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전무는 “터치스크린에 99.99% 이상의 항균 효과를 내는 특수 코팅을 해 위생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카페에서 키오스크로 주문하고 있는 모습. [사진 CJ올리브네트웍스]

카페에서 키오스크로 주문하고 있는 모습. [사진 CJ올리브네트웍스]

올해 3만 대 판매 예상…삼성·CJ도 진출  

CJ올리브네트웍스는 커피전문점인 폴바셋 매장에 ‘원오더’를 적용한다고 이날 밝혔다. 키오스크와 모바일·태블릿PC 등으로 주문이나 직원 호출, 결제가 가능한 시스템이다.

그간 대개 음식점이나 카페에 적용됐던 키오스크는 통신업계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전국 주요 30여 개 매장에 ‘유플러스 키오스크’를 도입했다. 스스로 휴대폰을 개통하거나 요금 조회, 납부 같은 통신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올 상반기에는 서울 광화문 인근에 직원 없이 키오스크만 있는 무인매장을 열 계획이다. SK텔레콤도 24시간 스마트폰을 구매할 수 있는 ‘셀프 키오스크’를 도입했다.

전배승 이베스트증권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소비와 비대면 결제 확대로 디지털 금융환경의 변화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며 “키오스크 시장 성장은 이 같은 지급결제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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