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묘약?

중앙일보

입력

사랑에 빠진 남성은 여성화하며 같은 상태에 있는 여성은 남성화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영국 BBC 인터넷판이 5일 보도했다.

이탈리아 피사 대학교 연구팀은 '뉴사이언티스트'지(誌)에 실린 논문을 통해 사랑에 빠진 12쌍의 남녀를 6개월간 연구한 결과, 남성의 경우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정상 남자보다 적었고 여성은 정상 여성에 비해 이 호르몬 수치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연구를 수행한 도나텔라 마라치티 교수는 "남성은 어느 정도 여성화했고 여성은 남성화 했다"면서 "마치 자연이 남성과 여성간 차이를 없애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니버시티 컬리지 런던의 연구팀은 다른 연구를 통해 사랑에 빠지면 다른 사람을 사회적으로 평가하는 데 긴밀히 관여하는 신경회로가 억제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대학 연구팀은 사랑에 빠진 사람들이 왜 파트너의 결점을 보지 못하는지 그 이유를 이 연구 결과가 설명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두 연구는 사랑이 인체에 묘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수많은 증거 중 하나가 되고 있다.

지난 99년 발표된 한 이탈리아 연구팀의 조사결과, 사랑에 빠지면 뇌 속 화학물질들이 대혼란에 빠질 수 있음이 증명됐다.

사랑에 빠진 사람들의 경우, 혈관수축성 물질인 세로토닌의 수치가 강박신경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과 같은 수준으로 낮아진다는 것이다.

이 연구진은 이 결과로 사랑에 빠진 사람들이 때로 상대방에 집착을 보이게 되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분야의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에딘버러 대학의 가레스 렝 교수는 "이런 연구는 우리 자신을 조금 더 잘 이해하기 위한 것"이라면서도 이 분야 연구가 언젠가는 인간(남녀)관계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을 위한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 기여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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