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칠승 “차등의결권 도입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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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권칠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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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칠승(사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6일 “(차등의결권이) 벤처기업이 유니콘으로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에는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라며 “그런 관점에서 정부가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니콘 성장 환경 조성에 도움 #쿠팡, 토종기업 해외 진출과 달라 #미국 기업이 미국에 상장하는 것”

권 장관은 지난 5일 취임한 후 가진 첫 기자간담회에서 “차등의결권이 있다고 해서 상장이 편하고 없다고 해서 상장이 안 된다고 보기는 힘들 것 같다”며 “차등의결권 자체가 상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단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차등의결권은 그 나라에 가장 맞는 방식을 취사선택하는 게 현명한 방법”이라며 “벤처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에는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차등의결권은 쿠팡이 최근 미국 뉴욕 증시 상장 추진 방침을 밝히면서 논란이 됐다. 쿠팡이 복수의결권을 허용하지 않는 한국 대신 미국 증시를 선택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다. 차등의결권은 1주에 2개 이상 의결권을 갖는 주식으로 복수의결권으로도 불린다. 대규모 투자를 받더라도 지분율 희석을 막아 경영권을 지킬 수 있는 장치다.

권 장관은 쿠팡의 뉴욕 증시 상장 추진과 관련해선 “미국 기업이 미국에 상장하는 것”이라며 “쿠팡의 상장 추진은 한국의 토종기업이 한국에서 투자받고 성장해서 외국에 나가는 것과 조금은 다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권 장관은 “한국에서 사업을 하는 쿠팡 지분 100%를 가진 쿠팡 본사(쿠팡LLC)는 미국 델라웨어주에 있다. 일본 소프트뱅크 등 외국자본들이 투자한 회사”라며 “창업자인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도 미국인이고, 그 회사(쿠팡 본사)를 상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윤은 아직 남기지 못하고 있지만 덩치를 많이 키워서 그걸 바탕으로 (뉴욕 증시에) 상장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쿠팡의 뉴욕증시 상장은) 한국에서의 사업을 바탕으로 미국 증시에 상장할 정도로 우리나라 벤처 생태계가 컸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권 장관은 “지난해 코로나 위기로 우리 경제가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혁신 벤처·스타트업이 고용 버팀목 역할을 해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중기부가 한국고용정보원의 고용보험가입 현황을 토대로 벤처기업 등의 고용 동향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벤처기업(총 3만6885개사)이 전년보다 7.9% 많은 5만2905명을 신규 고용했다. 여기에 벤처캐피탈(VC)로부터 투자를 받았지만, 벤처기업으로 정식 등록하지 않은 기업이 고용한 인력을 반영하면 실제 고용 창출 효과는 더 크다는 게 중기부의 설명이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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