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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기부에 열광한 2030 "카카오 주식 1주라도 사겠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카카오를 창업한 김범수 이사회 의장이 8일 카카오 및 계열사 전 임직원에게 보낸 신년 메시지에서 자신의 재산 절반 이상을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진은 카카오 김범수 이사회 의장. 카카오 제공.

카카오를 창업한 김범수 이사회 의장이 8일 카카오 및 계열사 전 임직원에게 보낸 신년 메시지에서 자신의 재산 절반 이상을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진은 카카오 김범수 이사회 의장. 카카오 제공.

"카카오 주식 한 주라도 더 사야겠다."
국내 최대 모바일 플랫폼 '카카오톡'을 만든 김범수(55)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재산 절반인 5조원을 기부하겠다고 밝히자 20·30세대가 보인 반응이다. 김 의장의 기부 소식에 20·30세대는 열광했다. 이들 세대가 주축인 대형 커뮤니티에서는 김 의장의 기부 소식을 전하는 뉴스 게시물에 5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는 등 관심이 몰렸다.

카카오. 사진 카카오

카카오. 사진 카카오

사회적 가치 소비와 주식시장에 관심을 갖게 된 2030은 김 의장의 5조 기부를 눈여겨봤다. 대학생 홍모(27)씨는 “기업의 가치가 화폐가치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로도 이뤄진다는 점을 보여주는 기부였다”며 “성장을 통해 사회적 환원을 끌어냈다는 게 대단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주식에 관심이 몰린 20대는 이번 기부를 두고 긍정적으로 보기도 했다. 직장인 이모(27)씨는 “성장 가능성과 사회적 환원의 모습을 봤을 때 카카오 주식을 하나라도 더 사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김 의장은 그동안 카카오의 사회공헌과 사회문제 해결에 관해 관심 가져왔다. 그는 8일 “격동의 시기에 사회문제가 다양한 방면에서 더욱 심화하는 것을 목도하며 더는 결심을 더 늦추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카카오가 접근하기 어려운 영역의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사람을 찾고 지원해나갈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논란 잠재우기 위한 기부?…갑론을박 이어져

카카오는 18일 카카오톡 10주년을 맞아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직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 카카오

카카오는 18일 카카오톡 10주년을 맞아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직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 카카오

하지만 그동안 재벌 기업의 기부가 특정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돌파구로 그동안 사용됐다는 점에서 이번 기부를 곱지 않게 보는 시선도 있다. 카카오는 최근 김 의장의 개인회사인 케이큐브홀딩스에 두 자녀가 재직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도덕성 논란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직장인 김모(28)씨는 "5조원을 개인 차원에서 기부한 건 한국 재계에서 유례없는 사례고 리스펙(존경)한다. 이를 계기로 다른 기업에서도 사회환원 움직임이 더 커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이어 “시기상 자녀 승계 문제가 겹쳐 이를 덮기 위한 것은 아니었는지 생각해볼 만한 문제”라며 “기성 대기업의 틀을 깨는 것처럼 보이면서도 답습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 밖에 커뮤니티에서는 “이미지 세탁하는 것 아니냐” “선의를 깎아내리지 말아라”와 같은 다양한 반응이 댓글로 올라왔다.

김 의장의 기부가 기업의 매출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 선순환 구조가 돼 매출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 교수는 “CSR에 대한 기업 성과 실적 논문들을 살펴보면 CSR 활동에 적극적인 기업일수록 재무적 성과와 실적이 향상되고 주주가치를 높였다”며 “이번 김 의장의 기부가 카카오의 중장기 관점에서 큰 결정을 열 수 있는 토대의 장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00년대 초반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주 빌 게이츠가 과감히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사회적 활동을 시작하면서 마이크로 소프트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의 변화를 가져왔는데 이러한 흐름에 카카오가 발맞춘 것이라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연수 기자 choi.yeonsu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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