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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완전 식품" 우유도 내 몸에 맞아야

중앙일보

입력

고대 그리스의 의성(醫聖) 히포크라테스가 '완전식품'이라고 예찬한 우유. 최고의 칼슘 공급원이고, 뼈.치아.근육의 발달을 돕는다. 영국의 처칠 수상은 "장래를 위한 가장 훌륭한 투자는 어린이에게 우유를 마시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케네디 대통령은 하루 1ℓ의 우유를 마셔 "우유가 그의 정력의 비결"이란 얘기까지 돌았다.

최근엔 스위스 고산지대에서 생산되는 우유와 치즈를 즐겨 먹으면 심장병 발생 위험이 줄어든다는 '스위스 패러독스(Swiss paradox)'까지 나왔다. 유제품 안에 혈관 건강에 유익한 오메가-3 지방이 풍부하다는 것이 그 근거였다. 이를 근거로 영양학자들은 우유를 하루 한컵 이상(3~4컵이 이상적) 마실 것을 권한다. 일본 도쿄 노인종합연구소는 우유를 매일 마시는 사람이 우유를 즐기지 않는 사람에 비해 장수한다고 밝혔다. 우유는 식도암.위암.대장암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우유 속에 든 락토페린이 암세포를 죽이는 림프구인 자연살해(NK)세포의 활성도를 높여주기 때문이다. 또 락토페린은 암의 전이를 막아주며, 면역력을 높여준다.

그러나 완전식품 우유에도 아킬레스건은 몇 가지 있다.

첫째, 우유를 마시면 배에 가스가 차고 설사를 하는 등 배탈이 나는 사람(특히 노인)이 있다. 나이가 들면서 우유 속에 든 유당(乳糖)을 분해시키는 효소가 덜 분비되기 때문이다. 이를 전문용어로 유당 불내증(不耐症)이라고 한다.

경희대 강남한방병원 고창남 교수는 "이 경우 하루 반컵씩 우유를 마시는 것부터 시작해 섭취량을 서서히 늘려가면 된다"며 "우유를 따뜻하게 데워 조금씩 음식을 씹듯이 씹어 마시거나 유당분해 우유 또는 요구르트와 함께 마시는 것(요구르트의 유산균이 장에서 유당을 분해)이 배탈을 피하는 방법"이라고 권했다.

둘째, '칼슘의 왕' 우유엔 몸안에서 칼슘의 흡수를 방해하는 인(燐)이 칼슘 못지않게 들어 있다. 따라서 우유를 마시는 사람은 인스턴트 식품.가공 식품.청량 음료.적색육 등 인이 많이 든 음식을 되도록 적게 먹어야 한다. 기껏 섭취한 칼슘을 헛되이 몸 밖으로 내보내지 않기 위해서다.

바른 식생활 실천연대 김수현 대표는 "세계에서 우유 소비율이 가장 높은 미국 등 다섯 나라의 골다공증 발생률이 세계 최고인 것은 과잉 섭취한 인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셋째, 우유엔 철분.비타민 B1.C. D 등이 적게 들어 있다. 게다가 우유의 살균(殺菌) 과정에서 비타민B1은 25%, 비타민C는 20%가 손실된다. 결국 이 영양소들은 다른 식품을 통해 공급받아야 한다. 또 탈지 우유나 저지방 우유 제조시 지용성 비타민(A.D.E.K)이 제거되므로 비타민A와 D는 따로 첨가해야 한다.

넷째, 우유 지방의 40%는 혈관 건강에 해로운 동물성 포화 지방이다. 다섯째, 초콜릿 우유.커피 우유 등 가공 우유는 충치 등 치아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일반 우유는 가공 우유보다 값이 싸고 영양이 더 좋으며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우유의 참맛을 느끼려면 물처럼 삼키지 말고 씹는 듯한 느낌으로 잠시 입 안에 머금었다 들이켜는 것이 좋다. 우유를 먹는 신생아의 경우 우유가 치아를 썩게 할 수 있다. 삼성서울병원 소아치과 박기태 교수는 "아이의 이가 나기 시작하면 밤에 우유 대신 보리차를 젖병에 넣어줘야 한다"며 "돌이 되면 젖병을 완전히 떼고 우유는 컵에 마시도록 해야 충치를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여섯째, 2세 이하 어린이에겐 우유 알레르기가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가 요망된다. 일곱째, 유유는 햇볕에 노출시켜선 안된다. 우유에 든 비타민B2가 햇볕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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