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내성 소 세계 첫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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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광우병 내성 소'와 인간에게 장기를 제공할 수 있는 '무균(無菌) 미니돼지'를 세계 최초로 생산하는데 성공했다.

서울대 황우석 교수팀은 광우병을 유발하는 '프리온(Prion) 단백질' 가운데 생체 내에서 축적되지 않으면서 정상기능을 하는 '프리온 변이단백질'을 과다 발현시킨 수정란을 대리모에 착상시키는 방법으로 '광우병 내성 복제소' 4마리를 생산, 국제특허를 출원했다고 10일 밝혔다.

광우병은 지난 85년 영국에서 처음 발견된 이래 지금까지 세계 23개국, 20여만마리에서 발생해 피해액만 수십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광우병은 인간에게 변형 '크로이츠펠트야콥병'이라는 신경질환을 야기하는데, 사람이 이 병에 걸리면 광우병 소와 비슷하게 뇌에 스펀지처럼 공포(空胞)가 형성되며, 현재까지 모두 139명이 숨졌다.

연구팀은 이번에 태어난 4마리의 복제소를 대상으로 유전자 검사 등 검증을 한 결과, 프리온 변이단백질이 과발현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현재 임신 중인 15마리에서 복제소가 추가로 출산하면 유전자 검사를 거친 뒤 일본 쓰쿠바에 있는 일본동물위생고도연구시설에 보내 한.일 양국간 공동 연구를 통해 생체 저항성 검증 작업을 벌일 계획이다.

그 동안 학계에서는 생체 내에서 축적되지 않으면서 정상기능을 하는 프리온 변이단백질을 과발현시키거나 프리온 유전자를 제거한 개체를 생산하면 광우병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왔다.

한편 연구팀은 사람에게 심장, 간 등 장기를 제공할 수 있도록 인간의 면역유전자(hDAF)가 조절된 '형질전환 무균 미니돼지' 생산결과도 함께 발표했다.

이 돼지는 지난 9~11월 3차례에 걸쳐 걸쳐 모두 6마리가 분만 됐으나, 아쉽게도 수일 후 모두 폐사했다.

연구팀은 이번 무균돼지가 미국 시카고 의대로부터 분양받은 세포를 이용한 것으로, 무균상태이면서 인체 거부반응이 없고 돼지의 크기를 인간에 맞춰 복제방법으로 탄생시킨 첫 돼지라고 설명했다.

황우석 교수는 "광우병 저항소 생산은 국내 생명공학 기술을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특히 무균돼지 생산기술을 실용화시키면 연간 수천억원 이상의 로열티는 물론 장기제공 돼지의 생산과 수출로 막대한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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