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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김장 어떻게 할까" 그래도 정성 담가봐요

중앙일보

입력

김장철이다. 꼭 땅을 파서 김장독을 묻지 않아도 되도록 만들어준 김치냉장고 덕일까.

아니면 겨우내 익어가며 깊은 맛을 주는 김장 김치의 매력 때문일까. 사시사철 푸른 야채가 넘치는 세상인데도 '겨울 식량'을 비축하려는 늦가을 주부들의 손길은 여전히 바쁘다.

최근엔 포장김치를 필두로 백화점.할인점 즉석김치, 김치공장 투어 김치 등 '파는 김치'들도 김장철 이벤트가 한창이다.

최근엔 포장김치를 필두로 백화점.할인점 즉석김치, 김치공장 투어 김치 등 '파는 김치'들도 김장철 이벤트가 한창이다. 주부 통신원 김승연(36.서울 강남구 도곡동)씨와 임현선(33.서울 종로구 무악동)씨가 각각 담가 먹는 김장과 사먹는 김장에 도전했다. 이들의 생생한 체험기를 들어보자.


분량은 배추 10포기. 야채는 집 근처 대형수퍼에서, 해산물은 농협하나로마트에서 구입했다. 배추는 속이 꽉 찬 단단하고 무거운 것으로 골랐다.

양념소에 사용할 무는 조선무를 사용해야 하지만 5개씩 묶어 파는 바람에 양이 너무 많아 무청이 달리고 크기가 작은 동치미 무를 샀다.

무는 패인 상처가 없고 연둣빛이 밑동에서 절반 정도 내려와 있는 것이 좋다. 굴은 작은 것의 가격이 너무 비싸 중간 크기로 구입했다. 젓갈(새우젓.까나리액젓)과 고춧가루(태양초)는 친정에서 얻어 쓰기로 했다.

◇ 절이는 시간만 12시간

김장에서 가장 부담스런 일은 아마도 절임 과정이 아닐까. 제대로 농도와 시간을 맞출 수 있을지 걱정스러워 절임배추를 살까 잠깐 망설였다. 절임배추는 6포기 정도 들어있는 10㎏ 한상자가 1만8천원. 생배추와 값 차이가 크진 않았다. 그래도 이왕 직접 하기로 한 김장인 만큼 유혹을 접었다.

일단 다라이에 물을 3분의 1정도 받은 후 굵은 소금을 여섯컵 정도 풀고 절반으로 자른 배추를 담갔다. 배추를 자를 때는 거꾸로 세워 중간 정도까지 칼집을 넣은 뒤 나머지 잎사귀는 손으로 찢는게 요령.

소금물이 잎사이에 들어가도록 몇번 뒤척여 준 다음 다시 꺼내 배추 잎 사이사이에 소금을 뿌렸다. 이때 사용한 소금은 네컵 정도. 다시 배추를 소금물 다라이로 옮겨 담근 후 2시간 간격으로 두세차례 뒤척였다. 옆에서 지켜본 친정어머니께서 "배추는 뉘어서 절이고 헹군 뒤는 채반에 엎어 놓는다"고 일러주셨다.

이렇게 절이기 시작한 것이 16일 오후 6시. 베란다에서 절여서인지 17일 오전 6시가 돼서야 겨우 마무리 됐다. 욕조 등 실내에서 절이면 시간이 좀 단축된다고 한다.

◇ 찹쌀풀 쑤면 한결 맛있어

찹쌀가루 한컵에 물 세컵을 넣어 풀을 쑤어 다라이에서 식힌 다음 고춧가루를 넣었다. 무는 껍질을 벗기지 말고 수세미로 박박 문질러 씻은 후 채칼을 이용, 채를 썰었다.

불린 고춧가루에 무채를 먼저 넣어 골고루 색을 입힌 후 쪽파.대파.갓.미나리.마늘.생강.새우젓.액젓 등 양념을 넣고 꽃소금.설탕으로 간을 맞춰 버무렸다. 여기에다 채친 오징어와 생새우.굴을 추가했다.

이렇게 만든 양념소를 절인 배추 사이사이에 넣고 겉잎사귀로 돌려 감으면 완성. 몇개의 배추에는 얇게 썰어놓은 사과를 끼워넣고 꽃모양 당근, 납작 썰은 밤.실고추.잣 등을 배추 위에 얹어 예쁘게 장식한 후 겉잎사귀로 감아뒀다.

김장 김치를 꺼내 먹다가 중간중간에 색다른 모양의 화려한 김치를 발견하면 그 재미가 쏠쏠할 것 같다.

이렇게 담근 김치를 곧바로 김치냉장고로 옮겨놓았다. '친정어머니가 담가주신 깊은 맛을 기대해도 되려나'. 시작할 때보다 더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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