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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중앙서 아찔한 인증샷…서울대 정문 '샤' 앞 갈아엎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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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정문. [연합뉴스]

서울대학교 정문. [연합뉴스]

서울대의 상징으로 통하는 ‘샤’ 조형물이 학생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온다. 서울대가 오는 8월까지 이 조형물을 품은 광장을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하면서다.

강준호 기획처장은 26일 “오세정 총장님이 강조한 서울대의 '공공성'과 '친환경 캠퍼스 구축'을 목표로 이를 기획하게 됐다"며 "정문의 '샤' 조형물 주위의 안전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캠퍼스를 자동차 중심에서 보행자 중심으로 새롭게 정비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사업은 시행 단계에 들어섰다. 지난 12일 서울경찰청이 도로변경안을 승인했고, 현재 광장 설계 공모 입찰을 진행 중이다.

통상 '샤'로 불리는 이 조형물은 '국립 서울 대학교'의 첫 자음 ㄱ,ㅅ,ㄷ을 조합한 서울대의 심벌이자 정문이다. 그러나, 눈앞에 두고도 가까이하기엔 너무 멀었다. 조형물 밑이 왕복 4차로인 데다 곧장 대학 밖 대로와 연결돼 '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도 쉽지 않았다.

서울대 사범대 이범현(26)씨는 2015년 '샤' 조형물 앞에서 입학식 기념사진을 찍을 때의 아찔한 기억이 아직도 남아 있다고 했다. 조형물 밑으로는 버스와 자동차들이 끊임없이 지나가고 있어서 부모님과 한참을 기다렸다가 도로 중앙선 위로 뛰어가서 사진을 찍었다고 한다. 그 순간, 자동차와 버스가 이씨 가족 앞에 정차했다. 이씨는 "차들이 기다리고 있어 마음이 급했다. 사진을 찍고 싶은 공간이 차도여서 늘 위험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서울대학교가 추진하는 정문 환경개선 계획을 현재 모습 위에 표시한 사진. 차량은 정문 옆 우회도로로 통행하게 된다. [사진=서울대 동창회보]

서울대학교가 추진하는 정문 환경개선 계획을 현재 모습 위에 표시한 사진. 차량은 정문 옆 우회도로로 통행하게 된다. [사진=서울대 동창회보]

서울대가 추진 중인 '서울대 정문 환경개선 사업'에 따르면 정문(샤 조형물) 옆에 자동차 우회도로를 만들고 '샤' 조형물을 품은 광장이 조성된다. 기존 구조물을 그대로 두고 현재의 보행로를 확대해 정문 아래로 사람이 걸어 다닐 수 있게 하는 계획이다.

서울대는 지난해 7월 학내 전 구성원을 대상으로 아이디어 공모전을 열고 의견을 수렴했다. 버스를 타고 수업을 들으러 가는 공과대생 김지은(23)씨는 "항상 정문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아 사고에 대한 걱정이 있었다"며 "이번에 바뀌면 교통에 있어서 불편함도 줄어들고 보행자도 안전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졸업생인 정모(28)씨는 "졸업식 때 다들 사진 찍으려고 중앙선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양옆으로 차들이 지나다닌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문으로 차가 들어오는 상징성도 있었던 것 같은데, 기억 속의 장소가 달라진다 생각하니 조금 어색할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정희윤 기자 chung.he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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