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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해외여행 취소, 1년 넘도록 환불 못 받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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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지난해 1월 이모씨는 한 온라인 쇼핑몰에서 항공권·숙박료 등이 포함된 해외 여행사의 여행 상품을 700만원에 구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이씨가 계약 해지를 요구하자 여행사 측은 수수료를 공제하고 환급해 주겠다고 답변했다. 이씨는 이후 한국소비자원을 통해 쇼핑몰과 여행사 측에 피해구제 신청 공문까지 보냈지만 반송됐다. 1년여가 지난 지금까지 환불받지 못하고 있다.

소비자원 온라인 거래 피해 분석 #작년 항공여객운송 피해 가장 많아 #온라인 플랫폼 분쟁도 5년간 1만건

소비자원은 최근 5년간 접수한 온라인 거래 피해구제 신청 6만9452건을 분석한 결과를 24일 공개했다. 지난해 피해구제 신청 건수는 1만2974건으로 전년보다 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항공 여객운송 서비스 소비자 피해가 5898건으로 가장 많았고 투자자문(컨설팅) 3274건, 국외 여행 2094건 순이었다.

항공권 환불·위약금 피해 상담 건 수.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항공권 환불·위약금 피해 상담 건 수.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항공분야에서는 코로나19 확산 전 예약해둔 비행기 표 등을 취소하는 일이 많아지면서 소비자 피해가 2187건(17%)으로 전년(784건)보다 가파르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2019년 소비자 피해 1위였던 투자자문(컨설팅) 관련 건수는 2019년 1250건에서 지난해 911건으로 감소했다. 피해 유형별로는 계약 관련 피해가 대부분(4만4189건)인 것으로 확인됐다. 품질·애프터서비스(AS) 관련(3544건), 안전 관련(2499건) 피해 등이 뒤를 이었다.

최근 5년간 피해구제 신청 사건 중 주요 아홉 개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11번가·네이버·옥션·위메프·인터파크·G마켓·쿠팡·카카오·티몬) 관련 분쟁은 1만947건(16%)이었다.

이 중 자료 미흡이나 판매자 신원정보 미상, 판매자 연락 두절 등으로 소비자에게 보상 처리가 이뤄지지 않은 경우는 4464건(41%)에 달했다. 소비자원은 주식투자 서비스(17%), 의류 용품(21%) 등에 비해 온라인 거래에서 피해구제 미합의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고 전했다.

위해 물품 거래 관련 피해구제 신청 건수도 최근 5년간 1074건이 접수됐지만 52%가 피해 보상을 받지 못했다. 해외 사업자 관련 피해구제 신청 건수도 같은 기간 1500건이 접수됐지만 48%는 보상 처리가 되지 않았다.

소비자원은 “플랫폼 운영 사업자들이 입점 판매자에 관한 신원정보 제공, 입점 판매자와 소비자 간의 중재 등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것과 함께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해외 사업자의 경우 본사를 대리하는 국내 대리인을 두고 소비자 분쟁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하는 제도 등을 도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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