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단독]'의성 쓰레기산' 치웠더니…쓰레기 7000t 더 나왔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9만2000t 치웠더니, 7000t 더 나와 

경북 의성군 단밀면 쓰레기산의 예전 모습. 쓰레기 더미 사이로 중장비가 오가고 있다. [중앙포토]

경북 의성군 단밀면 쓰레기산의 예전 모습. 쓰레기 더미 사이로 중장비가 오가고 있다. [중앙포토]

'의성 쓰레기산'의 예전 모습. 하늘에서 촬영한 사진. [경북 의성군]

'의성 쓰레기산'의 예전 모습. 하늘에서 촬영한 사진. [경북 의성군]

관련기사

국제 망신을 산 이른바 '의성 쓰레기산'의 쓰레기 규모가 당초 예측치를 더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쓰레기를 실어내고 보니, 예측한 19만2000t이 아니라 20만t에 육박하는 쓰레기로 산을 이루고 있어서다.

경북 의성군 관계자는 21일 "측량을 통해 쓰레기산을 이룬 쓰레기 규모가 19만2000t으로 계산하고 그 기준으로 쓰레기를 치워왔다"며 "그런데 지난 16일 이 쓰레기를 모두 실어냈지만, 바닥 쪽을 중심으로 7000t 이상 더 남아있는 걸 확인했다"고 말했다.

'의성 쓰레기산'이 있던 부지. [경북 의성군]

'의성 쓰레기산'이 있던 부지. [경북 의성군]

 쓰레기 산은 플라스틱·스티로폼·전선·비닐·고철 등이 가득하다. 2019년 6월부터 의성군은 행정대집행으로, 국비 등 280여억원을 들여 쓰레기 더미를 치우기 시작했다. 이달 중 완전히 정리하는 게 목표였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쓰레기가 무더기로 더 나오면서 처리 비용도 예상보다 훨씬 많이 들 것으로 보인다.

"쓰레기 치우기 최선 다하는 중"
 의성군 관계자는 "환경부에선 쓰레기 처리 예산에 대해 일단은 협의를 해보자고 했다. 이에 최대한 허용 예산 범위에서 이달 중 정리 완료를 목표로 최선을 다하는 중이다"고 전했다.

 '의성 쓰레기산'이 있던 부지. [경북 의성군]

'의성 쓰레기산'이 있던 부지. [경북 의성군]

 의성군 단밀면 한 농촌 마을에 있는 쓰레기산은 2019년 3월 미국 CNN 방송국이 보도했다. CNN 취재팀은 마을 한편에 폐기물 등 쓰레기가 가득 쌓여 우뚝 솟은 형태로 산을 이룬 황당한 현장을 보도했다. 당시엔 쓰레기 더미 높이가 15m가 넘는 곳이 있을 정도였다.

 의성군에 따르면 이들 쓰레기 더미는 폐기물 처리 업체를 운영한 A업체 업주 등이 방치해 생겼다. 이들은 2016년 6월부터 2018년 7월까지 서울·경기·경북·충남 등 전국 각지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허가받은 양(2157t)의 90배에 달하는 폐기물 등을 사업장 부지에 반입해 방치했다.

경북 의성군 '쓰레기 산' 문제를 CNN방송이 보도했다. [CNN 홈페이지 캡처, 중앙포토]

경북 의성군 '쓰레기 산' 문제를 CNN방송이 보도했다. [CNN 홈페이지 캡처, 중앙포토]

 이렇게 업주 등이 대책 없이 쓰레기 산을 만들자 군은 수차례 행정처분을 했다. 폐기물 처리 명령과 고발, 과징금·과태료·벌금 부과가 이어졌다. 사업장 운영에 대한 중간재활용업 허가까지 취소했다. 하지만 허가 취소 이후에도 폐기물은 그대로였다. 그때마다 업체는 처분에 불복해 행정소송, 집행정지 처분을 내며 억울함을 표했다고 의성군 측은 설명했다.

 시간이 갈수록 4만여㎡ 크기의 부지에 쌓인 쓰레기에선 악취가 진동했다. 쓰레기가 쌓여 생긴 압력으로 불이 나 며칠 동안 진화가 되지 않은 적도 있다. 사업장 인근엔 낙동강이 있어 환경 오염까지 우려됐다.

이른바 '의성 쓰레기산'이 있던 부지. [경북 의성군]

이른바 '의성 쓰레기산'이 있던 부지. [경북 의성군]

 결국 환경부의 도움을 받은 의성군은 행정대집행으로 쓰레기를 치우기 시작했고, 검찰 수사도 이어졌다. 쓰레기 더미를 무단 방치한 당시 업주 등은 사법 처리됐다.

 현재 이 사업장 부지는 다른 업체 업주 소유다. 해당 업체 측은 의성군의 행정대집행과 쓰레기 처리비용 구상권 청구에 억울함을 표하며 군을 상대로 별도 소송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의성군은 쓰레기 산을 다 정리하면 해당 부지 자체를 군에서 최대한 매입, '에코 그린 체험장'을 만들 계획이다. 제2의 쓰레기산, 제3의 쓰레기산을 다시는 만들지 않도록 하는 일종의 교훈의 장소로 활용할 예정이다.

의성=김윤호 기자
youknow@joogn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