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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성 '쓰레기산'에…CNN "세계최대 플라스틱 소비국의 단면"

중앙일보

입력

경북 의성군에 방치된 거대한 '쓰레기 산' 문제를 미 CNN방송이 3일 집중보도했다. [CNN 홈페이지 캡처]

경북 의성군에 방치된 거대한 '쓰레기 산' 문제를 미 CNN방송이 3일 집중보도했다. [CNN 홈페이지 캡처]

경북 의성군에 방치된 거대한 '쓰레기 산'에 대해 미국 CNN방송이 집중보도했다.

CNN은 3일 한국의 1인당 연간 플라스틱 소비량이 132kg으로 세계최대 수준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의성군의 쓰레기산 문제를 다뤘다.

현재 의성군 단밀면 생송리의 한 폐기물 처리장에는 17만3000여톤(t)에 달하는 폐기물 더미가 쌓여있다. 한국환경산업개발이라는 폐기물 재활용 업체가 들여온 것으로 무슨 이유에서인지 이 업체는 폐기물을 처리하지 않은 채 방치하고 있다. 쓰레기가 분해되면서 생긴 가스로 화재까지 발생하는 등 사회 문제가 되자 경찰은 이 업체 대표 등을 상대로 수사에 나섰다.

이 업체는 지난 2008년 이 처리장에서 2000t 규모의 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는 허가를 받았다. 현재 방치된 폐기물은 허가량의 80배가 넘는다. 쓰레기가 이곳에 쌓이기 시작한 건 2017년으로 재활용 쓰레기 문제가 세계적으로 큰 문제가 되기 시작한 때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경북 의성군 단밀면 한 폐기물 처리장에 쓰레기가 산처럼 쌓여 방치된 모습. [연합뉴스]

경북 의성군 단밀면 한 폐기물 처리장에 쓰레기가 산처럼 쌓여 방치된 모습. [연합뉴스]

CNN에 따르면 2017년 스모그 문제의 심각성이 대두되면서 쓰레기 소각에 대한 규제가 엄격해졌다. 이론적으로 쓰레기는 ▶재활용 ▶연료로 재처리 ▶소각 등 세 가지 방법으로 처리되는데 스모그 문제 때문에 쓰레기의 연료화·소각이 제한됐다.

2011년 611곳이었던 쓰레기 소각 시설은 지난해 395곳으로 줄었으며 연료화에 쓰이는 고형폐기물(SRF) 수요도 붕괴했다. 게다가 공교롭게도 2017년 말 중국이 환경 오염 등을 이유로 각국으로부터 들여오던 쓰레기 수입 중단 조치를 발표했다. 통상 선진국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는 중국 등 아시아 국가로 수출돼 재활용됐으나 중국이 수입을 중단하면서 전 세계에 '쓰레기 대란'이 시작됐다. 때문에 중국에 대한 한국의 플라스틱 쓰레기 수출량도 90%나 줄었다고 CNN은 전했다.

한국은 대안으로 필리핀, 태국 등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로의 쓰레기 수출을 늘리기 시작했다. 그 결과 필리핀으로의 수출량은 중국의 수입 중단 조치 이전과 비교해 10배, 태국은 30% 넘게 증가했다. 일부 업체가 필리핀에 플라스틱으로 위장해 수출했던 폐기물은 현지 환경 단체 등의 반발 속에 최근 반송돼 돌아왔다.

이처럼 쓰레기 처리 문제가 골칫거리로 떠오르자 한국 정부는 쓰레기 소각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혔지만 환경 단체가 강하게 반발했다. 그린피스 코리아 등 환경 단체는 쓰레기 소각으로 인해 많은 환경 오염 물질이 배출되는 문제 외에도 플라스틱 사용이 더 늘어나는 부작용도 생기게 된다고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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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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