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우리말 바루기] ‘그린란드’인 이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4면

‘녹색의 땅(Greenland)’이란 이름과 달리 얼음으로 뒤덮인 그린란드. 빠르게 빙하가 녹아내리며 우려를 낳고 있다.

온난화의 바로미터가 된 이곳은 왜 ‘그린란드’로 불릴까? 섬의 이름을 ‘그린랜드’로 잘못 부르는 경우도 많다.

스코틀랜드(Scotland)와 아일랜드(Ireland)를 떠올려 보면 ‘그린랜드’가 오히려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핀란드(Finland)와 아이슬란드(Iceland)를 떠올리면 다시 궁금증이 인다.

나라나 지역 이름에 ‘-land’를 포함하는 곳이 많은데 헷갈릴 수밖에 없다. 답은 외래어 표기법에서 찾을 수 있다. 외래어를 우리말로 옮길 때 현지 발음에 최대한 가깝게 적되 국명·수도명 등 이미 굳어진 것은 관용에 따른다.

‘-land’형으로 끝나는 국명 또는 지명을 우리말로 표기할 때 음가에 관계없이 영어권 지명은 ‘-랜드’로 통일한다. 영어권 국가인 뉴질랜드, 미국의 메릴랜드·클리블랜드, 영국의 하일랜드, 호주의 퀸즐랜드 등이 해당된다.

북유럽이나 동유럽권은 ‘-란드’ 또는 ‘-란트’로 구별해 적는다. 독일어는 도이칠란트·라인란트 등 ‘-란트’로 표기한다. 네덜란드어 지명도 ‘-란트’로 쓰되 국명은 관용을 인정했다. 프리슬란트·제일란트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그 밖의 지명은 대체로 ‘-란드’로 표기한다. 라플란드·노를란드 등이 있다.

외래어 표기 용례집을 발간할 때 세칙 형태로 덧붙여진 이들 표기법은 현재 국립국어원 누리집에선 찾을 수 없다. 표기 용례에는 적용되고 있으나 예외도 있어 보충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이은희 기자 lee.eunhee@jtbc.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