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말랑말랑한 튀김은 安全"

중앙일보

입력

"감자칩.프렌치프라이 등 튀긴 음식은 가능하면 적게 먹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바삭바삭 하게 튀긴 것은 피하는 게 안전합니다."

미국 메릴랜드 대학 식품영양학과 데이비드 라인백(69.사진)교수의 말이다. 감자에 열을 가해 튀기는 도중 건강에 해로운 아크릴아미드가 생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스웨덴 연구팀이 감자칩 등에서 검출해 낸 아크릴아미드는 전 세계 식품위생학자들에게 '뜨거운 감자'로 등장했다. 동물실험에서 발암 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에서 열린 아크릴아미드 심포지엄 참석차 한국을 찾은 라인백 교수를 만났다.

◇ 이런 사실이 알려진 후 소비자들이 불안해하고 있는데.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문제는 양이다. 동물실험에선 아크릴아미드를 수ppm(1백만분의 1) 투여했을 때 암을 일으켰다. 그러나 실제 감자칩 등에 든 아크릴아미드의 양은 그 1천분의 1인 ppb(10억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 감자칩 등이 사람에게 암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과학적 증거가 있나.

"스웨덴 연구기관과 미국 하버드 대학의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아크릴아미드 섭취량과 암 발생률은 특별한 상관관계가 없었다. 또 이탈리아에서 2만명의 입원환자를 조사한 결과 튀긴 음식이 암 발생 위험을 높였다는 근거를 찾지 못했다."

◇ 그렇다면 감자칩 등을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는 뜻인가.

"소비자들이 균형있고 다양한 음식을 섭취하고 있다면 현재의 식습관을 바꿀 필요는 없다. 다만 감자칩 등 튀긴 음식은 지방 함량이 높으므로 섭취량을 줄이는 것이 좋다. 한국에선 감자를 물에 넣고 찌거나 삶아 먹는다고 들었는데 그렇게 하면 아크릴아미드가 생성되지 않는다."

◇ 바삭 튀겨 먹지 말라고 특별히 강조하는 이유는.

"아크릴아미드는 수분이 없을 때 더 많이 생성되기 때문이다. 말랑말랑하고 촉촉한 감자칩을 고르는 게 상책이다."

◇ 아크릴아미드는 다른 음식에도 들어 있나.

"최근 스위스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아크릴아미드 섭취량의 36%는 커피에서 나왔다. 차 등 열을 가한 식품이나 튀긴 음식엔 소량 들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아크릴아미드는 탄수화물식품을 섭씨 1백20도 이상 가열할 때 급격히 증가하고 1백80도 이상에선 생성량이 줄어든다.육류.생선 등 단백질식품을 가열하면 HCA라는 발암물질이 생기는 것도 기억해야 한다."

◇ 미국 정부 차원에서 식품별로 아크릴아미드의 허용치를 정하려는 움직임이 있나.

"소비자단체들은 허용치 설정을 요구하고 있지만 미국 정부가 이를 수용하긴 어려울 것이다. 같은 회사의 감자칩이라고 하더라도 아크릴아미드 함유량이 10배까지 차이나는데 그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