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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공무원, 한강상수원 전염성 원생동물 실태 규명

중앙일보

입력

서울시 공무원이 한강 상수원에서 설사병을 일으킬 수 있는 전염성 원생동물의 분포 실태를 밝혀내 화제다.

22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 상수도사업본부 상수도연구소 이목영(여.41)씨는 21일 서울시립대 환경공학과 대학원에서 '상수도의 크립토스포리디움, 지아디아 및 지표세균의 분포 실태와 제어 방안 연구'라는 주제의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크립토스포리디움과 지아디아는 설사 증세를 일으키는 병원성 원생동물의 일종으로 강한 소독 내성과 환경 저항성 등으로 세계 각지에서 수인성 집단발병의 원인이 돼왔다.

원생동물은 세균보다는 큰 원시적인 동물 형태의 미생물을 일컫는다.

93년에는 미국 위스콘주 밀워키의 시민 160만명이 이 원생동물이 함유된 수돗물에 노출돼 40만명이 집단발병하고, 면역력이 결핍된 에이즈 환자 50여명이 숨졌다.

이 밀워키 사건을 계기로 선진국에서는 상수원에 대한 원생동물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나, 고도의 검사기술이 요구돼 그동안 국내에서는 체계적인 실태연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서울대 미생물학과를 졸업한 이씨는 97년부터 원생동물 분석기법연구에 몰두, 이번에 한강 상수원에 대한 원생동물 분포 실태를 밝혀냈다.

이씨는 "문제가 발생한 미국이나 영국의 상수원수 등에는 크립토스포리디움이 10ℓ당 수십~수백 포낭이 발견된데 반해 한강은 최대 농도가 4포낭으로 나타나 오염도가 상대적으로 낮다"면서"이 또한 정수과정에서 99~99.9% 이상 제거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이씨는 그러나 "병원성 원생동물은 인분 등에서 나오는 만큼 상수원이 오염되지 않기 위해서는 하수가 유입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하며, 고도정수처리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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