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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복어 독' 분리정제 성공

중앙일보

입력

담백한 맛으로 사랑받는 복어의 간과 알에는 매우 강한 독 성분이 포함돼 있어 식용으로 사용하지 못하고 버린다.

이 간과 알에서 말기 암환자의 진통완화제 등으로 사용되는 독 성분인 테트로도톡신(Tetrodotoxin)을 분리해내 정제하는 기술이 국내 처음으로 부산 경성대 김동수(金東洙.54.식품공학)교수에 의해 개발됐다.

김 교수는 21일 "추출용재를 이용해 복어의 간과 알에서 테트로도톡신만 용해시켜 분리한 뒤 여과하는 방식으로 정제하고 이를 동결건조시켜 분말캡슐로 제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테트로도톡신은 운동신경과 지각신경 말초를 마비시키는 강력한 신경독(神經毒)으로 복어의 난소와 간에 가장 많이 존재한다.

이 독은 치명적이어서 제대로 제거하지 않고 복요리를 먹으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지만 의학계에서는 그 활용도가 매우 높은 기초소재다.

먼저 '신경세포 마비' 성질을 이용해 말기 암환자의 고통을 덜어주는 진통제로 널리 쓰이고 있으며 야뇨증 치료제와·국소 마취제 등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또 생화학분야에서는 없어서는 안되는 필수 시약(試藥)이며 근육이완 기능이 있어 최근 주름 제거제로 각광받고 있는 '보톡스'의 대용물질로도 활용도가 높다고 김 교수는 말했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테트로도톡신을 분리.정제하는 기술이 없어 전량을 미국 등에서 수입하고 있는데 10㎎당 400만원 정도의 고가에 판매되고 있다.

김교수의 분리.정제기술 개발에 따라 앞으로 테트로도톡신 대량생산이 이뤄지면 수입대체는 물론 연구용 시약과 관련 의약품의 가격인하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

김교수는 민간업체 등과 협조해 상업생산 체제를 갖출 계획이며 이 시기에 특허를 출원할 방침이다.

김교수는 특히 복어의 먹이가 되는 미생물을 이용해 실험실에서 테트로도톡신을대량 생산하는 기술에 관한 기초연구도 마무리하고 현재 실용화 연구를 진행중이라고 덧붙였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복어 대량 소비국이어서 음식쓰레기로 버려지는 간과 알의 양이 많은 만큼 낮은 비용으로 테트로도톡신을 생산할 수 있어 경제성도 충분하다고 김 교수는 말했다.

한편 김교수는 최근 복어의 간에서 건강보조식품인 간유구를 생산하는 기술도 개발했다. (부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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