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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스트레스 테스트 중…국제주의 재건 필요”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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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9호 13면

존 아이켄베리

존 아이켄베리

미국의 국제주의(Internationalism)는 재건될 수 있을까? 학교법인 경희학원(이사장 조인원)이 지난 4일 마련한 2021년 시무식 특별강연 주제다. 프린스턴대 존 아이켄베리(사진) 국제정치학 석좌교수가 온라인으로 강연했다.

존 아이켄베리 프린스턴대 교수 특강 #“자유민주주의 중요한 가치 고통”

국제주의를 지지하는 아이켄베리 교수는 최근 『A World Safe for Democracy』라는 책을 출간했다. ‘민주주의를 위한 안전한 세상’으로 번역할 수 있겠다. 그는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의 주요 대외정책 수립에도 조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제적 협력을 중시하는 ‘국제주의’는 자국의 현실적 이익을 내세우는 ‘현실주의’와 대비된다. 미국은 현재 정책이념으로 보면 국제주의와 현실주의가 격돌하는 상황이다. 바이든이 국제주의라면, 트럼프 대통령은 현실주의라고 볼 수 있다.

국제주의는 유엔 같은 국제기구의 다자간 협력을 통해 지구촌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트럼프는 파리기후협정과 세계보건기구(WHO)에서 탈퇴했지만, 바이든은 다시 가입하려고 한다.

아이켄베리에 따르면, 건국 이래 미국을 지탱하는 중요한 가치는 자유주의와 국제주의다. 특히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미국은 국제주의를 기반으로 글로벌 리더로 성장했다. 하지만 트럼프 집권 4년 동안에 지난 70여년 계속된 국제주의 가치가 무너졌다고 한다.

아이켄베리는 3가지 글로벌 위기가 동시에 전개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의 부상으로 인한 ‘지정학적 위기’, 코로나 팬데믹과 지구 온난화가 보여주는 ‘근대성의 위기’, 그리고 ‘자유민주주의의 위기’를 들었다. ‘스트레스 테스트(시험)’라는 흥미로운 표현을 쓰기도 했다. 스트레스는 고통이다. 그는 “미국에서 지금 스트레스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다”며 “헌법, 표현의 자유, 정당 정치 등 자유민주주의의 중요한 가치들이 고통받고 있다”고 했다. 미·중 관계는 대통령 교체와 상관없이 마찰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조인원 이사장은 “팬데믹, 기후변화 같은 ‘지구의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좀 더 포괄적인 안목이 필요하다. 지속가능한 삶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정치가 더 성찰적이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켄베리 특강 관련 자세한 내용은 ‘월간중앙 2월호’ 참조.

배영대 학술전문기자 balanc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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