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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과 식품의 만남 '약선'

중앙일보

입력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약식동원(藥食同源)'이라고 하여 약과 식품을 하나로 보아왔다. 민간에서부터 궁중에 이르기까지 한약재와 식물을 배합한 건강기능 음식(약선:藥膳)의 묘방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약선은 건강을 유지시킬 뿐 아니라 질병의 예방.치료.증상 완화작용과 함께 노화를 방지하는 효능도 갖고 있다.

최근 들어 약선을 과학의 힘을 빌려 효능을 해석하려는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다.

예를 들면 복령이라는 한약재는 이뇨.면역증강.진정.항종양.식욕증진.혈당강하의 약리 작용이 있다. 이를 뒷받침해주는 활성성분 중 하나는 복령 1백g 중 80.9%나 차지하는 풍부한 섬유소다.

섬유소는 수분을 흡수, 변비 등을 예방할 뿐만 아니라 발암물질.중금속.콜레스테롤.중성지방.담즙산 등을 흡수해 배설시킨다. 이와 함께 찹쌀에는 오리제닌.무기질.인.칼륨.복합다당체.비타민 B군 등의 생리활성 성분이 있어 설사치료.갈증해소.이뇨작용 등이 있다.

그래서 복령과 찹쌀로 죽을 끓여먹으면 노년성 부종.배뇨곤란 등의 증상에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한의학에서 말하는 더운 성질과 찬 성질에 대한 연구도 흥미롭다. 전통 한의학에 임상영양학과 식품학을 접목시킨 것이다.

우리가 흔히 섭취하는 식품 가운데 설탕.쌀.우유.고기 등 몇 가지를 비교해 보면 차이점을 알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백설탕.멥쌀.우유.돼지고기 등은 평성(平性:보통 성질) 또는 찬 성질로 분류하고 흑설탕.찹쌀.산양유.쇠고기 등은 따뜻한 성질로 분류한다.

이들을 성분 별로 비교해보면 식품 1백g당 온열 성질의 식품은 한랭 성질의 식품과 비교할 때 칼슘 함량이 현저히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결과는 식품의 함유 성분에 따라서 성질이 '차다' '덥다' 라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할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따라서 한의학의 음과 양의 개념을 식품과학의 음이온과 양이온의 개념과 접목시켜 식품과학에서 말하는 '식물의 성분'과 한의학의 '사기'(四氣: 溫.熱.寒.凉)에 대한 상호 연관성 연구가 필요하다.

사람이 증상 및 상태에 맞는 적절한 기능성식물을 섭취하면 오장육부와 기.혈.음.양의 조화를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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