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소아마비 박멸에 총력" … 李 신임 사무총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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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욱 신임 사무총장 체제의 세계보건기구(WHO)가 오는 2005년까지 전세계에서 소아마비를 완전 박멸하겠는 의지를 천명했다고 BBC 인터넷판이 30일 보도했다.

이를 위해 WHO는 올 연말까지 전세계 소아마비 발병건수의 99%를 차지하는 인도,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이집트 등 4개국에서 1억7500여만명의 어린이에게 예방접종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이 방송은 전했다.

이종욱 WHO 사무총장은 인도 등 4개국 어린이들 모두에게 소아마비 예방접종을 실시하고 싶지만 이같은 노력을 뒷받침할만한 재원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소아마비 박멸을 위한 국제사회의 지원을 호소했다.

이 사무총장은 "거의 모든 국가에서 소아마비를 퇴치했지만, 지구상 모든 곳에서 이 질병을 쓸어낼 수 있도록 우리의 결심과 행동을 한층 강화할 때가 됐다"면서 "인도와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이집트의 모든 아동에게 소아마비 예방접종을 실시할 수 있도록 WHO의 지원 능력을 당장 확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사무총장은 또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퇴치 태스크포스를 이끌었던 데이비드 헤이먼 박사에게 WHO의 소아마비 박멸 프로그램의 책임을 맡겼다.

헤이먼 박사는 "사스처럼 소아마비도 공간적 제약없이 전파된다"며 "올 1월 레바논에서 10년만에 처음으로 소아마비가 발병했는데 (추적 결과) 인도로부터 바이러스가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WHO는 당초 2000년까지 소아마비를 박멸한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이들 4개국과 아프가니스탄, 니제르, 소말리아 등 모두 7개국에서 여전히 소아마비 바이러스가 전파되고 있어 박멸시기를 늦췄다.

WHO가 소아마비 박멸에 본격적으로 나선 지난 88년 소마아비 발병국가가 125개국이었던 데 비하면 현재 상황이 크게 개선됐지만 아직 완전한 퇴치단계에는 이르지 못했다.

한편 WHO 집계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전세계 소아마비 발병건수는 1천919건이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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