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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표단 출국했는데···이란 "선박 억류와 무관" 선긋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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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에 피랍된 한국케미. 선박 오른 쪽에 이란 해군의 선박이 보인다. [사진 디엠쉽핑]

이란에 피랍된 한국케미. 선박 오른 쪽에 이란 해군의 선박이 보인다. [사진 디엠쉽핑]

이란 정부가 한국 외교부 대표단의 방문을 두고 '한국선박 억류와 상관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란혁명 수비대에 나포된 '한국케미호'와 선원들의 조기 석방을 협상할 정부 대표단이 7일 새벽 출국했다고 밝힌 한국 외교부의 설명을 부정한 셈이다.

이란 현지언론들에 따르면 마무드 바에지 이란 대통령 비서실장은 6일 "한국 대표단 방문은 최근 혁명수비대가 억류한 한국 선박과는 무관하다"면서 "양국의 경제협력과 한국에 있는 이란의 자금 문제 논의가 방문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페르시아만을 지나는 모든 배는 환경 규제를 지켜야 한다”라며 “억류한 한국 선박이 해당 환경 규제를 지켰는지에 대한 문제가 이번에 논의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억류가 환경규제 위반을 이유로 이뤄진 적법한 것이라는 주장을 반복한 셈이다. 그러나 이란은 환경규제 위반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나 증거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란 정부가 선박나포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것은 '한국의 은행에 동결된 석유 수출자금을 받으려고 한국 선박을 인질로 잡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과 IBK기업은행·우리은행에 따르면 한국 내 계좌에 있는 이란산 석유수입대금은 약 70억 달러로 추정된다. 미국의 경제제재로 넘겨주지 못하고 동결 중이다. 이란 정부는 동결을 풀어줄 것을 한국 정부에 줄곧 요구해왔다.

이번 대표단의 단장인 고경석 외교부 아프리카중동국장은 출국 전 취재진에게 "외교부 상대방도 만나고 (한국) 선박 억류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다양한 경로로 만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10일로 예정된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의 이란 방문 준비 작업을 하고 이란과의 양자관계 발전 방안도 협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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