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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물 바로 알기] 아귀의 애와 복어의 이리

중앙일보

입력

부드럽고 담백한 맛이 일품인 아귀의 최고급 부위는 간이다. 갓 잡아 올린 아귀의 간을 참기름에 살짝 찍어 먹는 게 가장 맛있다는 사실을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애간장이 탄다'는 표현도 있는데 여기서 애는 창자나 간장을 뜻하는 옛말이다. 어시장이나 식당에서는 아귀의 간을 가리켜 '애' 또는 '왜'라고 부른다.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나며 입안에서 살살 녹듯이 흐드러지는 간은 아귀맛의 절정이라 할 수 있다.

아귀의 간은 세계 3대 진미식품의 하나인 프랑스 요리의 '프아그라(집오리 간 요리)'에 뒤지지 않을 정도이다.

애는 저지방 저칼로리 식품이지만 영양가가 매우 높으며 특히 비타민 A의 함량은 2만5천IU(국제단위)로 뱀장어의 간(6천IU)이나 보라성게알(701IU), 고래고기(521IU), 상어알(368IU), 연어알(140IU) 등 다른 수산물들이 감히 비교하지 못할 만큼 월등히 높다.

'이리'란 물고기 수컷의 정액 덩어리를 일컫는 속어로 곤(鯤)이 정식 명칭이며 '어백(魚白)' 또는 '백자(白子)'라고도 불린다. 성분은 어종에 따라 다르나 보통 75∼82%의 수분과 1∼5%의 지방을 함유한다. 일반적으로 맛이 좋지 않지만 복어와 대구,명태,아귀 등의 성숙한 이리는 맛이 있어 요리에 이용된다.

복어의 이리는 중국 절세미인 서시의 젖에 비유돼 서시유(西施乳)라는 별칭이 있을 만큼 미식가들이 즐기는 음식이다. 복 애호가들은 이리의 맛을 보기 위해 단골 복어집을 만들어 둘 정도이다.

하지만 복어 수컷에 이리가 생기는 시기는 늦가을부터 2월까지이고 그 양도 많지 않아 판매하는 곳이 적어 단골 복 요릿집에서나 운 좋은 손님들이 맛볼 수 있다. 그러나 맹독성 복어인 복섬은 다른 복어와는 달리 이리에도 독이 있어 먹을 수 없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부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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