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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란, 韓 유조선 즉시 석방해야"…항공모함 귀환도 전격 취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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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이란 혁명수비대에 피랍된 한국국적 선박 'MT 한국케미'.[사진 디엠쉽핑]

4일(현지시간) 이란 혁명수비대에 피랍된 한국국적 선박 'MT 한국케미'.[사진 디엠쉽핑]

조 바이든 차기 미국 정부의 출범을 보름 앞두고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란이 우라늄 농축 농도를 20%로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하는 동시에 한국 국적 선박을 억류하면서다.

이란 '韓선박 나포-우라늄 농축' 카드에 #트럼프 美항공모함 본토 귀환 전격 취소, #美차기 안보보좌관은 "탄도미사일도 협상" #

미 국무부는 4일(현지시간)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내고 “이란 정권이 국제사회를 강탈해 제재 압력을 완화하려 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페르시아만의 항행의 권리와 자유를 지속적으로 위협하고 있다”며 “우리는 유조선을 즉시 석방해달라는 한국의 요구에 동참한다”고 밝혔다.

이란의 돌발 행동에 대비한 경계도 강화됐다. CNN은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페르시아만에 배치된 항공모함 USS니미츠의 본토 재배치 결정을 뒤집고 그대로 유지할 것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이란 정예군인 혁명 수비대 해군은 페르시아만 호르무즈 해협 부근에서 해양환경법을 위반했다며 한국국적 선박 ‘MT 한국케미’를 나포, 반다르아바스항에 억류했다. 이와 관련 선사 측인 디엠쉽핑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해양 오염 방류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정치적인 이유로 나포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이슬람 시아파 성지인 이라크 카르발라에서 지난해 1월 4일(현지시간) 시민들이 미국의 폭격으로 숨진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 사령관의 장례 행렬에 참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슬람 시아파 성지인 이라크 카르발라에서 지난해 1월 4일(현지시간) 시민들이 미국의 폭격으로 숨진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 사령관의 장례 행렬에 참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3일은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 가셈 솔레이마니가 미국에 암살당한지 1년이 되는 날이었다. 이날을 전후해 이란이 미국을 향한 모종의 보복 조치를 가할 것이란 관측이 있었다. 이 때문에 조 바이든 신(新) 정부 출범을 앞두고 미국을 직접 겨냥한 도발보다 동맹국인 한국에 불똥이 튄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AP통신은 이란이 긴장 수위를 높이는 것은 2018년 이란핵합의(JCPOA)를 탈퇴한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시기에 맞춰 자신의 존재감을 끌어올리기 위한 차원도 있다고 분석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EPA=연합뉴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EPA=연합뉴스]

이란은 우라늄 농축도를 20%까지 끌어 올리겠다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통보한 상태다. 이란 정부 대변인 알리 라비에이는 4일(현지시간) 국영 IRNA와의 인터뷰에서 “몇시간 전 포르도 핵시설에서 전처리 단계를 위한 가스 주입을 시작했으며, 6불화 농축우라늄이 몇 시간 안에 생산될 것”이라고 밝혔다.

2015년 JCPOA에 허용된 우라늄 농축도는 3.67%였다. 이란은 지금까지는 4.5%까지만 농축도를 높이며 ‘레드라인’을 살짝만 넘었다. 핵무기로 만드는데 필요한 농축도는 90%라고 한다.

바이든 정부도 대외정책 우선순위로 JCPOA 복원을 꼽고는 있지만, 오바마 정부보다 기준을 한층 높일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제이크 설리번 차기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선임보좌관이 3일(현지시간) CNN 인터뷰에서 “이란이 협약을 준수하면 새로운 행정부는 협약을 다시 체결할 것이지만, 이란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후속 협상(follow-on negotiation)도 진행할 것”이라고 밝히면서다.

제이크 설리번 차기 미 국가안보보좌관. [홈페이지 캡처]

제이크 설리번 차기 미 국가안보보좌관. [홈페이지 캡처]

CNN은 반면 이란의 로하니 대통령은 “탄도미사일은 협상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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