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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욱 WHO차기 사무총장, "사스 동절기 재발에 대비"

중앙일보

입력

오는 21일 세계보건기구(WHO)의 사령탑을 이어받는 이종욱 차기 사무총장은 17일 기자간담회에서 겨울철에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재발할 가능성을 충분히 유념하고 있으며 대비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인 최초로 유엔 전문기구 수장에 오르는 이 박사는 취임식을 앞두고 제네바 주재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스가 계절적인 전염병으로 겨울철에 재발할 지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경계를 늦춰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종욱 차기총장은 또 WHO가 사스와 같은 전염성이 강한 질병의 발생에 대비해 마련한 글로벌 감시망은 사스가 진행되는 동안 순조롭게 작동했다면서 이 점에서는 운이 좋았던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우리는 감시망 강화에 매진해야 한다"면서 이는 취임식에서 밝힐 주요 정책 과제의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제네바 본부의 글로벌 감시 네트워크를 강화할 방침이라면서 현재 10여명 수준인 상시 인력을 보강하고 업무공간과 컴퓨터 등의 장비도 대폭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종욱 차기 총장은 겨울철에는 기침을 동반한 호흡기 질환이 잦은 만큼 사스와 홍동될 수 있는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하고 이런 점에서 사스의 진성 여부를 판별하기 위한 신뢰할 만한 진단법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차기총장의 이같은 언급은 사스(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 올가을이나 겨울에 재발할 수 있다는 방역전문가들의 경고가 나온 시점에 때맞춰 나온 것이다.

17일 영국의 방역학.공중보건학 저널이 9명의 방역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사스 재발 여부를 물은 결과, 3명이 분명하게 긍정했으며 4명은 불확실하다고 대답했지만 사스로부터 안전하다는 답변은 단 2명에 그쳤다.

이들은 다만 사스가 재발하더라도 이전과 같은 대규모는 아닐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9명 모두가 공중보건 당국자들이 사스의 재발을 대비한 준비 태세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에 일치했다.

홍콩대학의 아부 압둘라 교수는 "일반적인 감기의 3분의1 가량은 코로나바이러스와 같은 유형의 바이러스에 의해 유발되며 통상 겨울과 봄에 활발해지는 특성이 있다"며 재발 가능성에 무게를 두었다.

영국 보건국의 한 방역전문가는 겨울은 계절적으로 호흡기성 바이러스가 활발해지는 만큼 올해말에 사스가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사스가 재발할 경우, 그 진폭은 효과적인 목표 설정과 감시, 신속한 격리 여부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미국 존스 홉킨스 대학 공중보건대학원의 라시드 초타니 교수는 "사스가 재발할지는 두고봐야 하겠지만 사후대책 보다는 선제적 조치가 더욱 낫다"고 말했다.

사스는 지난 2월 중국에서 갑자기 기세를 떨치기 시작, 6월말까지 32개국으로 번지면서 8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WHO는 각국 정부당국과의 협조로 사스 차단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캐나다와 홍콩, 베이징 등이 속속 여행자제 권고지역에서 해제됐으며 마지막으로 대만이 이달 5일 사스로부터 안전한다는 판정을 얻었다. (제네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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