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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통계 과장" 트럼프에…파우치 "병원 한번 가보라"

중앙일보

입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최대 피해국인 미국의 현 상황을 놓고 퇴임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보건 당국자들 간의 설전이 벌어졌다. 자국 통계가 과장됐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앤서니 파우치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이 “가짜가 아닌 진실”이라고 일축하면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앤서니 파우치(오른쪽)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앤서니 파우치(오른쪽)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중국 바이러스(코로나19) 발생 건수와 사망 건수가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매우 과장돼 있다”며 “그들(CDC 당국자) 다수는 고의로 매우 부정확하고 상황이 나쁜 것처럼 보고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또 다른 트윗에선 “각 주(州)가 접종하는 속도보다 훨씬 빠르게 연방정부에 의해 백신이 전달되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자국 보건당국이 상황을 지나치게 나쁘게 평가하도록 하고 있으며, 백신 접종이 더디게 진행되는 것은 연방 정부가 아닌 주 정부의 잘못이라는 취지다. 이에 앤서니 파우치 소장 등 보건당국 관계자들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파우치 소장은 이날 ABC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대한 질문에 “죽음은 진짜 죽음”이라고 답했다. 그는 “병상은 바닥나고, 의료진들도 부족한 상황”이라며 병원이나 중환자실에 가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한번 보라고 말하기도 했다. 제롬 애덤스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 단장도 같은 날 CNN에 출연해 “나는 대통령을 대변하는 게 아니라 공중보건서비스를 대변한다”며 “보건 관점에서 볼 때 이(코로나19) 수치를 의심할 이유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승부수' 백신, 접종 늦어지자 주정부 비판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이 지난 2일(현지시간)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 고별 메시지를 보냈다. [AFP=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이 지난 2일(현지시간)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 고별 메시지를 보냈다. [AFP=연합뉴스]

트럼프로선 승부수였던 백신 접종마저 늦어지면서 발생한 위기감이 이번 발언을 한 배경으로 꼽힌다. 그는 최근 신년사에서 “모두 내가 과장한다고 했지만, 결국 연내 백신 도입을 해냈다”며 자신의 성과를 강조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까지 2000만명의 백신 접종을 완료하겠다는 연방 정부의 목표와 달리 의료 현장에서의 백신 접종은 지연되고 있다. 1차 접종을 기준으로 했을 때 백신 접종을 완료한 인원은 2일 오전 9시 422만5756명 수준이었다. 반면, 미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이날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감염자는 2045만여명, 누적 사망자는 35만여명으로 상황이 더 나빠지고 있다. AP통신 등은 “크리스마스와 새해 연휴 가족 모임으로 사망자와 확진자가 다시 급증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전했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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