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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집 안 곰팡이가 호흡기에 끼면 기도 과민성 높아져 중증 천식 부른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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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면

 가정 내 곰팡이에 노출되면 기도 과민성이 높아져 천식이 생기고 그 증상이 악화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병원리포트] 고려대 안암병원 천식환경보건센터 유영 교수팀 #곰팡이 알레르기에 노출 확인된 #소아?청소년 천식 환자 20명 대상 #유해 환경과 천식 상관관계 분석

 천식과 관련된 원인 알레르겐은 주로 집먼지진드기, 꽃가루, 동물의 털, 바퀴벌레 및 곰팡이와 같은 흡입 알레르겐이다. 곰팡이는 다른 원인 알레르겐에 비해 상대적으로 흔한 원인은 아니지만 호흡기 내로 들어갔을 때 기도 상피세포 내에서 발아와 증식을 하게 되고, 환자 면역 체계의 방어기전을 과도하게 촉진해 심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다. 또 하부 기도까지 깊이 침투해 기도의 염증과 폐쇄를 일으킬 수 있다. 곰팡이는 다른 원인에 비해 높은 기도 과민성을 유발하고 중증 천식과 관련성이 있다고 알려져 각별히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 고려대안암병원 천식환경보건센터 유영 교수팀(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은 2018년 1월부터 2020년 6월까지 고려대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알레르기클리닉에서 천식 진단을 받은 환아 중 곰팡이 알레르겐에 노출된 것으로 확인된 20명을 대상으로 진료기록과 실제 매일 거주하는 가정 내의 곰팡이와 세균의 집락 수, 휘발성 유기화합물 등 환경 유해 물질의 농도를 측정해 가정 내 유해 환경 노출과 천식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금연·환기·청소로 실내 공기 정화해야

분석 결과, 연구팀은 가정 내 곰팡이 농도와 천식 유병률과의 뚜렷한 관계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곰팡이의 농도가 기도 과민성의 지표인 메타콜린PC20과 유의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기도 과민성은 외부 자극이나 환경 물질에 의해 쉽게 기관지 수축 반응을 일으키고 급속한 폐 기능 저하 및 증상의 잦은 악화와 관련이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소아 천식 환자들은 곰팡이가 서식하는 가정 내 환경을 반드시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밝힌 것이다. 유영 교수는 “부유 곰팡이 집락 수는 지하실, 외벽의 결로 현상, 환기나 채광이 부족한 거주시설에서 높아질 수 있다”며 “당장 주거 환경의 개·보수가 어렵다 하더라도 실내 금연, 잦은 환기와 청소 등의 생활습관 변화만으로도 곰팡이 노출을 줄이는 데 상당한 개선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생활습관 개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 ‘곰팡이에 감작된 소아 천식 환자 가정 내환경 유해 물질 농도와 폐 기능의 상관관계’는 최근 한국환경보건학회지에 게재됐다.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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