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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윤은진·류난희 양

중앙일보

입력

"우리는 그래도 조금이라도 볼 수 있어 다행이예요. 전혀 못보는 친구들에겐 아직 컴퓨터가 너무 불편해요"

지난 19일 SK텔레콤이 주최한 '2003 장애청소년 정보검색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광주 세광학교 윤은진(18.사진左).류난희(14.右)양. 이들은 선천성 약시로 모니터에 얼굴을 거의 붙인채 본선을 치뤄야 했다.

유난히 수줍음을 타며 대상 소감을 밝히던 이들은 자신들보다 장애 정도가 더 심한 동료들 이야기가 나오자 목소리를 높였다.

윤양은 "시각장애인용 음성지원 프로그램은 문자만 읽어줄 뿐 그래픽 등은 처리하지 못해 인터넷 사용이 어렵다"며 "좀 더 나은 프로그램이 개발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류양도 "장애인용 프로그램을 실행시킬 경우 속도가 느려지거나 자주 다운돼 잘 사용하지 않는다"고 거들었다. 현실 세계와 정도의 차이만 있을뿐 인터넷의 세계에서도 '장애'가 존재한다는 주장이다.

윤양과 류양의 이번 대상 수상은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다. 올해로 5년째인 이 대회에서 이들 이전에 대상은 청각장애 학생들의 몫이었다. 손놀림이 불편한 지체장애나 화면을 빨리 읽기 힘든 시각장애에 비해 청각장애인들은 인터넷 검색에 큰 불편이 없기 때문이다.

윤양은 "수능시험을 앞두고 있어 하루 1~2시간밖에 연습을 못했다"며 "난희와 기숙사에서 한방을 쓰며 팀웍을 다져온게 좋은 성적을 낸 원동력인 것 같다"고 말했다.

가장 존경하는 사람을 묻자 이들은 약속이나 한 듯 이번 대회를 지도한 이병래 교사를 꼽았다. 윤양은 "특수교육과에 진학해 이 선생님과 같은 교사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이번 장애청소년 정보검색대회는 대상과 함께 청각.시각.지체장애와 정신지체 등 4개 분야에서 금.은.동상 수상자를 뽑았다. 수상자와 수상학교에 총 1천4백20만원의 장학금과 PC등이 지급되며 금상이상 수상자에게는 해외연수 기회도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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