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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국 야구 PO '닮은 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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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보스턴 레드삭스, SK=플로리다 말린스?

기아-SK의 플레이오프는 태평양 건너 메이저리그에서 월드시리즈 진출을 노리고 있는 두 팀과 '닮은꼴 전쟁'이다. 빨간 모자의 기아는 빨간 양말의 레드삭스와, 인천항의 정기를 받은 SK는 맑은 바다 빛 유니폼의 말린스와 공통점이 있다.

◇우리는 집단 마무리다=기아와 레드삭스는 확실한 마무리 투수가 없는 '집단 마무리'체제의 불펜을 가동한다. 기아는 신용운(11구원승 4세이브)-이강철(6구원승 9세이브)-진필중(3구원승 19세이브)을 구위와 상황에 따라 적절히 섞어가며 뒷문을 닫는다.

레드삭스가 잠수함 김병현, 오른손 정통파 스콧 윌리엄슨, 좌완 앨런 엠브리를 상황에 따라 투입하며 경기를 마무리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기아가 집단 마무리 시스템을 사용하게 된 것은 철벽 마무리로 기대했던 진필중의 부진에 따른 것이다. 김성한 감독은 후반기부터 신용운에게 강한 믿음을 보였고, 중반 이후 리드를 잡은 경기에서 짭짤한 재미를 봤다. SK와의 플레이오프에서도 삼각편대의 집단 마무리는 기아 승리의 열쇠를 쥐고 있다.

◇막차를 탄 우리에겐 확실한 '마님'이 있다=SK와 말린스는 막차로 포스트시즌 티켓을 거머쥔 것과 박경완.이반 로드리게스라는 걸출한 포수를 보유했다는 점에서 닮은꼴이다.

SK는 시즌 막판 한화와 피말리는 접전을 벌인 끝에 두 경기를 남겨두고 4위를 확정짓고 막차를 탔다. 말린스 역시 필라델피아 필리스 등과의 와일드카드 경쟁에서 힘겹게 승리, 내셔널리그 '남은 한 자리'의 주인이 됐다.

두 팀은 모두 포스트시즌 1라운드에서 '언더도그(열세로 분류된 팀)'로 꼽혔지만 상위팀을 제치고 2라운드에 올랐다. 그 승리의 배후에는 안정된 투수 리드와 해결사 노릇을 한 박경완과 로드리게스가 있었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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