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스가 "내년 2월 방미 목표"…'바이든의 첫 정상회담 파트너' 노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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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정상회담을 위해 내년 2월 중 미국 방문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1월 20일 바이든 취임 후 첫 정상회담 목표 #"빠른 신뢰구축 위해 조기 정상회담 추진" #"외교분야 약하다"는 평가 불식할 기회로도

지난 4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듣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4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듣고 있다. [AP=연합뉴스]

23일 니혼게이자이 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스가 총리는 27일 TV도쿄에서 방영되는 '닛케이(NIKKEI) 일요 살롱' 녹화에서 미국 방문과 관련된 질문을 받고 "가능하면 2월 내를 목표로 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방미 시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되는지"에 달려 있다며, 미국 내 코로나19 상황을 주시하면서 구체적인 일정을 정하겠다고 말했다.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식은 내년 1월 20일 열린다. 2월 내 스가 총리와의 만남이 성사되면 바이든 취임 후 첫 외국 정상과의 대면 회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일본 총리에게 미국 정상과의 빠른 만남은 각별한 의미다. 특히 스가 총리는 외교 분야에서 활약을 펼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와 비교되며 "외교 능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를 불식하기 위해서라도 다른 나라 정상보다 앞서 미국의 새 대통령을 만나는 게 중요한 상황이다.

지난해 9월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AFP=연합뉴스]

지난해 9월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AFP=연합뉴스]

일본 외무성은 바이든의 당선 직후부터 '백악관에 제일 먼저 도착'을 목표로 정상회담 일정 조정에 들어갔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취임식 3주 뒤 아베 총리와 공식 대면 회담을 했다. 2009년 취임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첫 정상회담 상대로 당시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총리를 선택했다.

스가 총리에게 바이든과의 회담은 추락하는 지지율을 끌어올릴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아소·아베 전 총리 역시 국내 정치 이슈로 지지율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외교적 성과를 내세워 재평가를 받기도 했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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