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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천식에 대해 알아볼까요?

중앙일보

입력

요즘 천식 환자가 많아졌다는 말을 많이 들으셨죠? 우리나라의 경우 천식 유병률이 1983년에 5.7% 이던 것이 2000년에는 13% 정도로 최근 20년 동안 2배 이상 증가되었습니다.

천식이 이렇게 늘어난 것은 그동안 대기오염이 심해진 것과 생활 패턴의 변화가 원인으로 생각됩니다.

공기가 좋다고 알려진 호주, 뉴질랜드의 경우 천식 유병률이 30% 나 되는 것으로 보아 공기가 좋다고 천식이 없는 것은 아니라고 보이며, 아파트 생활을 많이 하면서 천식 유발 물질(예를 들면, 집먼지 진드기, 곰팡이, 바퀴벌레 등)이 늘어나게 된 것과 생활 수준의 향상으로 기생충 감염등이 줄어들게 되어 이것이 알레르기 질환의 증가를 불러오는 것이 아닌가 추정되고 있습니다.

그러면 천식이란 도대체 무슨 병일까요? 천식은 한마디로 기관지 알레르기 입니다.

천식환자는 기관지가 남들보다 예민하여 먼지 많은 곳에 간다든지, 찬바람에 노출되면 기침을 더 잘 하고, 운동을 하면 가슴이 답답하거나 아파질 수도 있고 기침이 나오고 그러다가 어린 아이들에서는 토하기도 합니다.

기어다니면 걸걸거리는 소리를 낸다든가, 감기에 걸릴 때도 심한 기침으로 고생한다든지, 감기는 호전된 것 같은데도 가래나 기침이 오래갈 수도 있습니다.

천식 환자의 기관지 내부에는 천식에 관여하는 알레르기 세포들이 많이 모여있는데, 여기에서 여러 화학분비물이 나오면서 기관지 수축이 일어나고, 점막이 붓고, 점액질(가래)이 많아져 기관지 내부가 좁아지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고속도로가 뻥 뚫려 있으면 차가 쌩쌩 달릴 수 있지만, 혼잡하면 차가 달릴 수 없는 것처럼, 천식상태의 기관지로는 공기가 잘 드나들 수 없어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분비물이 적을 때는 마른 기침 형태로 나오지만 가래가 많아질 때는 가래 걸걸거리는 소리를 내게 되고, 그 가래를 배출하기 위해 기침이 많이, 발작적으로도 나오게 되는 것이지요.

기관지가 더욱 좁아지면 색색거리며 호흡이 불편해지고, 숨이 찹니다. 그러다가 더 심하게 좁아지게 되면 아예 공기가 드나들 수가 없어 심한 호흡곤란이 나타나 입술이 퍼래지고 응급실로 실려 가기도 합니다.

문제는 이러한 기관지 내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들이 증상이 있을 때 뿐만 아니라, 증상이 없을 때에도 지속적으로 진행하여 결국 말랑말랑 해야할 기관지 벽이 뻣뻣하게 되며 폐기능이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기관지 내벽의 만성적인 염증성 변화로 인해 어린이 천식이 어른이 되면서 자동적으로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폐기능이 저하되면서 어른 천식으로 이행되므로 어려서 천식 치료를 잘 받아야 합니다.

어린이 천식을 진단하는 데에는 병력과 진찰 소견이 가장 중요합니다. 피검사나 알레르기 피부반응 검사를 통해 원인 항원을 알아낼 수도 있지만 천식이 있는데도 피검사나 피부반응 검사 결과는 정상소견을 보이는 경우도 있어 검사만으로 천식여부를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어른처럼 정확한 폐기능 검사를 하기도 어렵습니다. 풍선을 불수 있을 정도의 어린이에서는 간단한 폐기능 검사를 시행하지만 나이 어린 영아에서는 검사보다는 진찰소견과 천식약제에 대한 반응을 보아 천식여부를 진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치료는 증상의 심한 정도에 따라 다른데 증상이 ‘경하게 간헐적’으로 오는 경우에는 그 때 그 때 치료해도 되지만, ‘경하지만 지속적’으로 오는 경우에는 꾸준히 치료를 받아 기관지 자체를 개선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며 ‘중증’인 경우에는 집중관리를 받아야 하는 것이지요.

천식의 치료제는 크게 두가지로 나뉘는데 첫째, 기관지가 좁아졌을 때 넓혀주는 기관지 확장제가 있고, 둘째로는 기관지 내부에 쌓여있는 알레르기세포들을 청소시켜 주는 조절제(항염제)가 있습니다.

각각의 경우 먹는 약, 흡입약이 다 사용되는데 최근에는 사용하기 간편하고, 전신적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흡입약이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만 4세가 안 된 어린이에서는 네불라이저를 이용해서 흡입약을 들여마시게 되고, 그보다 큰 아이들은 보조기에 흡입약을 끼워 들여마십니다.

집에서 꾸준히 흡입약을 사용하는 경우에도 환자의 상태에 맞게끔 의사 처방에 따라 사용해야 합니다. 기관지 확장제 중 어떤 약은 의사 처방 없이 임의로 지속적으로 사용하다보면 오히려 기관지를 더 과민하게 만들 수 있어 천식을 악화시키므로 주의하여야 합니다.

이러한 치료는 환자상태에 따라 수주에서 수개월간 혹은 수년간 요구되기도 합니다. 천식 치료에는 약도 중요하지만 유발시키는 요인들을 피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천식 유발인자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감기인데, 어린 영아에서 특히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모세기관지염을 앓게 되면 그 중 반 수 이상에서 천식이 오게되므로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도록 주의하여야 합니다.

이밖에 매연, 담배연기, 찬바람, 먼지, 집먼지 진드기, 곰팡이, 털 날리는 애완동물, 뿌리는 스프레이, 스트레스 등이 있습니다.

기관지가 약한 어린아이가 있는 집에서는 특히 실내 흡연을 절대 삼가야 하고, 집안에 먼지나는 가구를 치우고, 털 날리는 애완동물을 키우지 않는 등 기본적인 환경관리에 힘쓰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한편 오랜 기간 동안 천식으로 고생하다보면 자연스레 운동량이 부족하게 되는데 이는 체력저하를 불러오게 되므로 담당의사와 상의하여 아이의 상태에 맞는 운동계획을 세워주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어린이 천식의 치료 목적은 만성 염증성 변화를 겪는 기관지를 치료하여 폐기능을 잘 유지 보전하여 어른이 되어서도 충분한 사회 활동과 체육 활동을 할 수 있게끔 도와주는 것이므로 꾸준한 관리와 치료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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