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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군母 오열 육성…심상정 "실수로 죽었나" 변창흠 "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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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막말과 낙하산 채용 특혜 논란과 관련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막말과 낙하산 채용 특혜 논란과 관련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구의역) 김군이 실수로 죽었습니까?”

심상정 정의당 의원의 이같은 호통에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아닙니다”라고 대답한 뒤 말을 잇지 못했다.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자리에서다. 심 의원은 “이 일은 2인 1조가 해야 하는데 비용절감을 위해서 한 사람한테 다 떠넘긴 것”이라며 “그래서 (김군은) 혼자서 밥 먹을 시간도 없이 배곯아서 이리저리 뛰어다니다가 죽었다. 마땅히 책임져야 할 사람들은 다 빠져나가고 서울메트로에서 김군에게 떠넘겼다”며 변 후보자를 강하게 질타했다.

심 의원이 지목한 고(故) 김군은 2016년 5월 28일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홀로 정비하던 중 열차에 치여 숨졌다. 김군의 사망을 두고 정치권과 사회 각층에선 “한 사람에게 부과된 과도한 업무량과 위험의 외주화 때문에 발생한 구조적 문제”란 지적이 잇따랐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던 문재인 대통령은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정권이 추구하고 방치한 이윤 중심의 사회, 탐욕의 나라가 만든 사고인 점에서 구의역 사고는 지상의 세월호였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변 후보자가 SH(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이던 당시 김군 사건에 대해 “하나하나 놓고 보면 서울시 산하 메트로로부터 위탁받은 업체 직원이 실수로 죽은 것” “걔가 조금만 신경 썼었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다”고 말한 발언이 담긴 회의록이 최근 공개됐다. 야당에선 “국무위원으로서가 아닌,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품격도 못 갖췄다”(김희국 국민의힘 의원)는 지적도 나왔다.

심 의원은 김군의 어머니 육성이 담긴 녹음파일도 이날 청문회장에서 공개했다. 김군의 어머니는 “저의 남은 인생은 숨은 쉬고 있지만 사는 게 아니다. 부모로서 아이를 위해 할 수 있는 건 우리 아이 명예를 회복시키는 것이다. 제가 간절히 부탁드린다. 우리 아이가 잘못한 게 아니라는 걸 밝히고 싶다”고 오열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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